믿었던 반도체마저…2분기부터 '코로나 팬데믹' 영향권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4.0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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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서버 수요 둔화도 감지…2Q 이후부터 영향 가시화

믿었던 반도체마저…2분기부터 '코로나 팬데믹' 영향권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안전권으로 보였던 반도체 시장에도 먹구름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수요 급감과 서버 메모리 수요 저하가 이르면2분기 말부터 반도체 시장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 하락 가능성…2Q부터 실적 악영향"
3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신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 소비 구매력에 타격을 입히면서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도 심각한 영향이 감지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당초 시장 전망보다 일찍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스마트폰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메모리 시황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당초 D램과 낸드플래시가 올해 말까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반도체 수요도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메모리 반도체 ASP(평균판매단가) 증가폭이 기존 전망을 밑돌거나 아예 마이너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낸드플래시가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올 3~4분기 서버와 데이터센터, 콘솔 게임업체 등의 전방위적인 수요 감소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업체도 2분기 이후 점차 팬데믹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디램익스체인지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업체의 매출이 올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1분기까지는 지난해 수주에 의지해 가동률을 유지하겠지만 2분기부터 실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믿었던 반도체마저…2분기부터 '코로나 팬데믹' 영향권
서버 수요마저 둔화되나…올해 반도체 역성장 우려
코로나19 국면에서 메모리 시장을 떠받쳐온 서버 수요마저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대면 온라인 상거래,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이 늘면서 서버 수요가 굳건하다는 기존의 분석을 뒤집는 견해다.

대만의 IT전문지 디지타임스는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최근 서버용 장비 주문이 줄어든 것을 감지했다"며 "올 2분기부터 수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반도체 설계업체에 따르면 북미 고객들을 중심으로 서버 주문이 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코로나19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한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할 가능성을 80%로 봤다. 공급망과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6% 증가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12%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아직까지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달 말 들어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제조업계에서는 설비투자와 생산량 등을 유연하게 조절해 실적을 최대한 방어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엔 반도체 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최근 분석에 반영된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업체들도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투자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까지 반도체 실적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커 장기적인 전망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4 8GB(기가비트) D램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2.94달러로 지난달(2.88달러)보다 2.08% 올랐다.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도 2.63% 상승한 4.68달러로 집계됐다. 올 들어 D램 가격 상승폭은 4.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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