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봉쇄에 스마트폰도 안팔려…삼성전자 목표주가 낮아졌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3.3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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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조치로 폐쇄된 애플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의 일환으로 오는 27일까지 중국 본토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애플 매장의 문을 닫을 것이며 그동안 온라인 판매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코로나19로부터 전 세계적인 회복을 돕기 위해 1500만 달러(한화 약 183억 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03.15.[뉴욕=AP/뉴시스]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조치로 폐쇄된 애플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의 일환으로 오는 27일까지 중국 본토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애플 매장의 문을 닫을 것이며 그동안 온라인 판매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코로나19로부터 전 세계적인 회복을 돕기 위해 1500만 달러(한화 약 183억 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03.15.


코로나19(COVID-19)로 각국에서 도시 봉쇄가 이어지자 전자기기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삼성전자 (81,900원 ▲1,100 +1.36%)도 다음 달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예상 실적이 하향 조정 중이다. 증시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트 수요 감소에 삼성전자 실적 전망↓
3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한 달 전 39조8800억원에서 30일 기준 38조3300억원으로 약 1조5500억원이 줄었다. 각 증권사에서 제시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도 한 달 전 6만9918원에서 6만7683원으로 낮아졌다.

개별 리포트를 살펴보면 목표주가를 6만원 초반으로 낮춘 곳들도 많다.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6만2000원으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가 6만800원(1월 20일, 장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초와 같은 신고가 랠리는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연간 예상 영업이익도 30조~36조원 수준으로 평균치보다 훨씬 낮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28조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트(완제품)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2분기까지 세트 실적 부진이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한 618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하락 폭이다.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고 공장과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수요와 공급 모두 축소됐다. 미국과 중국에서 일부 매장이 영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수요가 급격히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SK텔레콤의 갤럭시S20+ 아우라 블루, KT의 갤럭시S20+ 아우라레드, LG유플러스의 갤럭시S20 클라우드 핑크 / 사진=SKT, KT, LG유플러스(왼쪽부터)SK텔레콤의 갤럭시S20+ 아우라 블루, KT의 갤럭시S20+ 아우라레드, LG유플러스의 갤럭시S20 클라우드 핑크 / 사진=SKT, KT, LG유플러스

삼성전자가 지난달에 출시한 신제품 갤럭시 S20도 첫날 개통량은 S1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S20 시리즈의 첫날 개통량은 약 7만800대로 S10의 14만대 수준보다 현저히 떨어졌다. SA는 "중국 시장의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월 내내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3000억원에서 6조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로 반도체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되겠지만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부는 3월 이후 출하가 감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동영상 트래픽 폭증에 서버 반도체 수요는 탄탄
다만 반도체 수요는 탄탄한 상황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 25일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2분기(12~2월)에 매출액이 4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평균 예상치를 2.3% 웃돈 것이다. 영업이익도 4억5000만달러로 예상치를 약 30% 웃돌았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서버 증설이 필요해진 덕분이다. 마이크론은 "원격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서버 수요 증가에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최영산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모바일 수요 감소는 필연적이지만 메모리반도체는 서버 수요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주문감소가 없었던 만큼 2분기 주문감소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6조원, 2분기 7조9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트 제품이 없는 SK하이닉스가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일까지 시장 예상치는 더 하향조정될 것"이라며 "당분간 SK하이닉스를 반도체 대형주의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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