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구 달성군 관계자들이 제2미주병원 건물 주변에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이미주병원, 제2청도대남병원 되나
지난달 22일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의료진이 문을 잠그고 있다. /사진=뉴스1
제이미주병원은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대실요양병원(확진자 91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실요양병원 역시 첫 환자가 이달 2일 증상을 느꼈지만 16일 뒤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정신병동인 청도대남병원과 상황이 비슷하다. 앞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청도대남병원의 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정신병원 폐쇄병동은 자연 환기가 어려워 집단감염 우려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신병원 특성상 두 병원 모두 환자 대부분이 고령의 정신질환자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들은 이미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도 많은 데다가 병에 걸리더라도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알아채기 어렵다"며 "확진자가 100명 넘게 나왔다는 얘기는 이미 2~3주 전에 전파가 시작됐는데도 이제야 발견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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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부가 취약시설 철저히 관리해야"
대구 서구 비산동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8일 오후 119구급대가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에 태우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병원 운영 상태가 폐쇄병동이었고 당시 요양병원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역량을 다 쏟아부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뒤늦게 지역 16개 정신병원 환자 24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폐쇄병동 특성상 의료진, 간병인 등 외부인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들은 발열뿐 아니라 피로감, 설사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을 매일 모니터링하면서 환자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며 "지금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만 수도권, 부산 등 다른 지역도 언제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신병원 등 취약시설의 체계를 장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의료인이 담당하는 환자를 적정 규모로 유지해야 전파를 막을 수 있는데 현재 의료인력 기준이 상당히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취약시설 종사자들은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는 경우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