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셋 중 한명 실업자 된다"…대공황급 '실업대란' 오나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3.3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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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셋 중 한명 실업자 된다"…대공황급 '실업대란' 오나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미국에서 최대 47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실업률이 32%까지 치솟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그것도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다.



"미국 실업률 32% 갈 수도"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은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가 앞서 제시한 실업률 추정치 30%보다 더 나아간 것이다.

만약 실업률이 실제로 32%까지 오른다면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3년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25%,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37%에 달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미구엘 파리아에카스트로는 "역사적 기준에서 볼 때 32%란 실업률은 아주 큰 숫자지만, 지금 상황은 지난 100년간 미국 경제가 경험한 어떤한 것과도 다른 특이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책의 효과 등은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이 법안은 전국민 현금지급, 실업보험금 확대 뿐 아니라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사업장들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미국인 23% "이미 실직했거나 일 할 수 없는 상태"

따라서 미국의 실제 실업률은 이 수준까지 치솟지 않을 공산이 크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 2/4분기 미국의 실업률이 12.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역시 최근 10년간 본 적 없는 수준의 실업대란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의 실업률은 10%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까지 미국의 실업률은 약 3.5%로 역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 펜실베니아, 일리노이, 코네티컷, 뉴저지, 워싱턴, 루이지애나주 등 최소 16개주가 외출금지령 또는 비(非)필수 사업장 폐쇄 명령을 발동하면서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 밖으로 내몰렸다.

이에 따라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3000건으로, 전주(28만1000건)의 약 12배로 폭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이 현실화됐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26일~27일 이틀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미 일자리를 잃었거나 직장 휴업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상태'에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가운데 2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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