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한다고 공채 중단한 한세실업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3.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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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공채 진행 중 면접 앞두고 돌연 중단 통보…美 코로나 확산 충격 가시화되나

'사회적 거리두기'한다고 공채 중단한 한세실업


한세실업 (20,800원 ▼50 -0.24%)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던 중 1차 면접을 앞두고 공채를 돌연 중단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세실업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라는 해명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지난 2월 초 2020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공고한 뒤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를 끝냈으나 1차 면접을 앞둔 지난 주, 돌연 공개채용 중단을 결정했다.



한세실업은 국내 의류 벤더 빅3(세아·한세·한솔) 중 하나로 정규직 연봉이 군필자는 4700만원, 미필자는 4500만원인 곳이다.

한세실업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신규 채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신규 공채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대면 면접을 피하기 위한 조치이며 인적성에 통과한 분들은 채용 재개시 혜택을 드리기 위해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2월 초부터 계속된 가운데 인적성 검사를 다 마친 상태서 갑자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공개채용을 중도에 중단하는 것은 석연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한세실업은 올해 실적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한세실업은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매출의 92%가 미국에서 발생하는데 미국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3만 명을 넘어서며 소비 경기가 냉각돼, 올해 매출이 하락이 전망된다.

한세실업의 고객사는 갭, 올드네이비, 아메리칸이글 등 미국 캐주얼 브랜드인데 이들 매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점한 상태다. 미국 소비 경기가 얼어붙자 한세실업의 주요 바이어들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둔 의류 벤더사들에 주문 취소·선적 지연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소비 침체와 이에 따른 오더(주문) 둔화로 올해 한세실업의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43% 하향 조정한다"며 "1분기 현재도 선적 지연이 감지되고 있으며 성수기인 2~3분기에는 오더 감소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활동 위축 여파에 한세실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기존 예상치(900억원) 보다 38.5% 적은 5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소비경기 침체로 고객사의 의류 판매가 부진해 재고가 늘어날 경우, 이는 의류 벤더사의 주문 감소와 재고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재고 자산은 연말 회계 장부에서 대규모의 손실(재고자산평가손실)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한세실업은 2015년까지 재고자산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으나 2016년 미국 의류소비가 냉각되자 재고자산이 55% 급증했다. 재고자산이 늘면서 매출원가가 상승하자 이익률이 크게 떨어져, 2016년 한세실업 영업이익은 42.3% 급감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한세실업 본업 외에도 지난해 실적의 발목을 잡은 자회사 한세엠케이의 국내 패션브랜드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로 1분기 국내와 중국에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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