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끈 길수록 결혼 안하고 애 늦게 낳는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3.30 12:00
글자크기
/사진=통계청/사진=통계청


여성이 고학력일수록, 태어난 시기가 최근에 가까울수록 평생 결혼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학력 여성일수록 첫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통계청의 'KOSTAT 통계플러스 2020년 봄호'에서 우해봉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혼인 이행과 생애 비혼의 동향과 특징'을 통해 이 같은 비혼 동향을 밝혔다.



우 연구위원에 따르면 40세를 기준으로 1944년생 여성의 생애 비혼율은 1.24% 수준이지만 1956년생은 2.59%, 1964년생은 4.23%로 늘어난다. 1974년생은 12.07%로 생애 비혼인구가 대폭 늘어난다.

기간별로 관측된 혼인 이행 패턴이 향후 지속되면 40세 기준 생애 비혼여성의 비율은 점차 늘어날 수 있다. 2012~2014년의 혼인 이행 패턴이 지속될 경우 여성의 생애 비혼율이 18.5%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우 연구위원은 혼인이 지연된 데 따른 출산 지연이 난임·불임 등 되돌릴 수 없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일수록 생애 비혼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962~1964년생 고졸 여성의 생애 비혼율이 3.2%인 반면 대졸 이상은 6.6%였다. 1972~1974년생 중 고졸 이하 비혼은 9.4%, 대졸 이상은 13.1%였다.

우 연구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급격히 진행된 최근까지의 인구 변동은 과거와 같은 보편적인 혼인 이행 패턴 에서 상당한 수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보편혼 규범이 지배적이었던 한국 사회에서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혼인 이행 과정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편 KOSTAT 통계플러스 2020년 봄호에 실린 박시내 통계개발원 사무관의 '첫 출산으로의 이행과 무자녀 가구'에 따르면 무자녀 가구 역시 점점 늘고 있다. 1960년 출생자는 무자녀 비중이 3.2%에 불과했으나 1970년생은 5.8%, 1980년생은 12.9%로 상승했다.

무자녀가구 역시 고학력일수록 비중이 컸다. 무자녀 기혼여성의 대학원 이상 비중은 7.8%로 유자녀 기혼여성에 비해 2.4%포인트 높았다. 무자녀 기혼남성의 전문·관리직 비중은 25.8%로 유자녀 기혼남성에 비해 3.9%포인트 높았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유자녀 기혼여성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29.0%),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25.2%) 등의 답변 비중이 높았다. 무자녀 기혼여성은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24.2%), '불임'(19.9%)의 비중이 높았다.

박 사무관은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에 미치지 못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청년층의 고용과 주거의 해결, 일·가정 양립의 조직문화 조성을 통해 결혼과 출산이 쉬운 사회로의 체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