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아프다… 세계경제 전망도 '휘청'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뉴욕=이상배 국제부특파원 2020.03.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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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자 세계 최다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현실화
피치 "미국 올해 성장률 -3%"
세계도 역성장 전망, IMF "침체"

[노퍽=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노퍽의 해군기지에서 해군병원함 'USNS 컴포트'를 뒤에 두고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USNS 컴포트의 승무원들이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고 있는 수만 명의 뉴욕 의료진과 합류할 것"이라며 "내 뒤에 있는 이 위대한 배는 뉴욕 시민들에게 7만 톤의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USNS 컴포트는 뉴욕의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필요한 병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일반 환자들을 수용, 치료하게 된다. 2019.03.29.[노퍽=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노퍽의 해군기지에서 해군병원함 'USNS 컴포트'를 뒤에 두고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USNS 컴포트의 승무원들이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고 있는 수만 명의 뉴욕 의료진과 합류할 것"이라며 "내 뒤에 있는 이 위대한 배는 뉴욕 시민들에게 7만 톤의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USNS 컴포트는 뉴욕의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필요한 병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일반 환자들을 수용, 치료하게 된다. 2019.03.29.


미국이 이탈리아,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국이 된 가운데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소비심리 급랭이 현실화하고 있다.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세계 경제중심지가 흔들리자 세계경제 전망도 동반 악화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29일 오후 4시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2만466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수는 2000명을 넘어섰다. 금융 중심지 뉴욕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5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9만2472명이고 중국은 8만1999명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지난 1월 21일에 나왔고, 이달 4일에 누적 100명으로 늘어나는 등 바이러스 통제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11일 1000명, 19일 1만명에 이어 26일에는 8만2000명이 넘으며 세계 최다 감염국이 됐다. 사망자도 이틀 만에 2배가 되는 등 상황이 급격히 악화 중이다.

미국경제가 아프다… 세계경제 전망도 '휘청'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최근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 반등하더라도 연간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2.4% 줄어들고, 2분기에는 30%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금융사 450곳 이상이 가입한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 23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4%에서 -1.5%로 낮췄다. 이달 들어서만 3번째 하향 조정한 결과다.

전세계 경제가 실물·금융 복합위기를 맞은 원인이 바이러스인 만큼 어떤 재정·통화정책도 바이러스 확산세가 계속되는 한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좌절 섞인 전망도 나온다. 칼리버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패트릭 힐리 회장은 "연준이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시장은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을 진정시킬 유일한 방법은 코로나19 사례가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억3000만 미국 인구의 절반가량이 외출금지령, 비필수사업장 폐쇄 영향을 받으면서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27일(현지시간)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달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89로, 2016년 10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월의 101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90에도 못 미쳤다.

리차드 커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소비자심리지수 하락폭은 과거 50년 가운데 4번째로 큰 규모"라며 "4월에 추가로 악화될지 여부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연방정부의 개인 현금지급 시점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28만3000건으로, 전주(28만1000건)의 약 12배로 폭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실업대란이 현실화했다.

앞서 연준은 제로금리 시대를 열고 7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자산 매입을 실행키로 했다. 여기에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 '슈퍼 경기부양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27일 발동됐지만 시장의 공포감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반짝 랠리를 펼쳤으나 마지막 날인 27일 3대 지수가 3~4%대 급락을 하며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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