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진단키트, FDA 허가없이 미국서 쓸 수 있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20.03.31 07:00
글자크기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 "美 홈부르 시장 통해 가능"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사진=김유경 기자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사진=김유경 기자


"미국에서는 자격을 갖춘 검사센터에서 개발한 의료기기나 시약을 FDA(식품의약국)에서 인허가받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업계 용어로 '홈부르'라고 하는데 이 시장이 FDA 시장보다 훨씬 큽니다."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씨젠 등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FDA 인허가 전에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를 미국 등으로 수출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대부분 홈부르에서 사용하는 RUO(Research Use Only, 연구용) 버전"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를 테면 존스홉킨스 병원 내 연구원이나 유전공학자, 진단검사자는 코로나19에 대한 유전자 시퀀스(염기서열)를 잘 알고 있어 진단키트를 RUO 버전으로 직접 설계·제작할 수 있으며, RUO버전은 FDA의 인허가를 받지 않아도 병원에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병원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며 판매도 할 수 없다.

RUO버전은 자체 개발뿐 아니라 씨젠 등 해외 업체에 외주를 맡길 수도 있다. 김 대표는 "RUO버전은 검사센터에서 외부에 요청해 공급받을 수도 있는데, 씨젠처럼 기술력 있고 납품실적이 좋으면 여러 가지 요청이 들어온다"며 "검사센터 자격을 갖춘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들거나 주문해서 쓰는 시장을 '홈부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는 각 지자체 의료기관마다 지역에 맞게 진단기기 등의 RUO버전을 자체 생산하거나 외주를 맡겨 해결하는데 이 홈부르 시장이 전체시장의 50% 정도를 차지한다"며 "FDA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영욱 대표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교 의예과 수료 후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14년 삼성전기에 입사해 3년간 일한 후 2017년 씨젠에 입사해 2년간 분자진단시스템 개발팀장을 맡았다. 지난해 9월 헬스케어기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프록시헬스케어를 창업, 충치 예방·치료 보조기구를 개발 중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