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굳건하지만…3중 쇼크에 떠는 삼성전자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3.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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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간 실적 한달새 1.5조원↓…코로나19 북미·유럽 확산에 모바일·가전·DP 타격

반도체 굳건하지만…3중 쇼크에 떠는 삼성전자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이 북미와 서유럽 지역에 확산하면서 삼성전자 (61,500원 ▼2,700 -4.21%)가 3중 충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스마트폰과 가전의 수요·출하 급감에 디스플레이까지 연쇄 타격이 예상된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가 38조4000억원으로 한달새 1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삼성전자의 연이익을 33조원까지 낮춘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 등지에 확산하면서 삼성전자에 이전과 다른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가전 출하량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300만대에서 285만대로 낮춘 데 이어 지난 27일 다시 260만대로 하향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13억1000억대로 추정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중 미국과 서유럽 비중은 26%에 달한다. 이 지역에서 많이 팔리는 고가의 하이엔드 모델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TV 등 가전사업 역시 도쿄올림픽 등 잇단 대형 스포츠 이벤트 연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의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수요 감소 외에 해외공장 셧다운에 따른 출하 감소와 유통망 경색에도 시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TV 공장에 이어 폴란드, 브라질, 인도의 스마트폰 공장이 셧다운에 돌입했다. 미국 전역에서 1000여개의 가전 매장을 운영하는 베스트바이가 사실상의 오프라인 매장 휴업에 들어가면서 신제품 판매와 홍보 등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적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선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감소에 따른 연쇄 충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 3000~4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란 암울한 예상도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 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를 반영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간 영업이익을 2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반도체 부문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과 PC의 수요 감소에도 재택근무 등 비대면 접촉 확대로 서버 증설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춘제기간 시안공장 셧다운을 겪은 마이크론의 2020 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이 같은 긍정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북미·유럽 생산공장 셧다운으로 업계 전체의 수요 및 출하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유연한 공급망 관리 능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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