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감염된 사람 없다" 주일예배 강행 사랑제일교회…경찰과 충돌도

뉴스1 제공 2020.03.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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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점검 나온 서울시 측과 대치…경찰 충돌도
'집회금지' 명령 내린 서울시 "사랑제일교회 고발할 것"

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교인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2020.03.29/ 뉴스1 정지형 기자  © 뉴스1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교인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2020.03.29/ 뉴스1 정지형 기자 © 뉴스1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정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구속된 전광훈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가 29일에도 주일예배를 강행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오전 7시 1부 예배를 진행했다.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 일정은 오전 7시와 오전 9시, 오전11시 3번 진행된다.



사랑제일교회에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한 서울시 측은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현장점검에 나섰다. 서울시와 성북구 직원들은 오전 9시, 2부 예배 시작 전 점검을 위해 교회를 찾았지만 교인들이 교회로 진입하는 골목길 초입에서부터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배치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교회 측에서는 교회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를 막은 뒤 교인들만 안쪽으로 들여보낸 뒤 2부 예배를 진행했다. 서울시 직원들은 교회 현장점검이 가로막히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따라 사랑제일교회에서 집회를 금지한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교인들과 한동안 대치했다.



서울시 측에서 집회금지 안내방송을 틀자, 교회 측에서도 차량을 동원해 항의 방송을 진행했다. 대치 중간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등장해 교회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들을 향해 욕설과 삿대질을 하는 교인도 있었다. 또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은 기자들을 밀치면서 20여명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우리 교회에서는 지금껏 예배를 드리면서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온 적이 없다"며 "그런데 이렇게 서울시와 경찰에서 무더기로 와서 업무를 방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주에도 일방적으로 와서 공문 없이 검사를 했다"며 "오는 사람들이 돈을 줘서 오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오는 것이지 않나. 자꾸 집회라고 하는데 예배는 집회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들이 '집회금지' 팻말을 놓고 서 있다.2020.03.29/ 뉴스1 정지형 기자 © 뉴스1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들이 '집회금지' 팻말을 놓고 서 있다.2020.03.29/ 뉴스1 정지형 기자 © 뉴스1
소음이 커지자 항의하러 나온 인근 주민들도 있었다. 동네 주민 조유영씨(63)는 "지금 한국 전체가 힘든데 하지 말라는 것을 왜 계속하는지 모르겠다"며 "애들도 학교를 못 가고 지금 국가적인 문제인데 이렇게 예배를 하다가 여기 다 폐쇄되면 어찌하겠느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다른 동네주민 김모씨(40)도 "다른 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이 나오는데 매주 저렇게 하면 주민들은 너무 불안하다"며 "문제는 오늘처럼 대치가 없더라도 매일 마이크 틀고 예배를 해서 너무 시끄럽다"고 지적했다.

현장점검을 나온 서울시 측은 사랑제일교회를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회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 오늘 예배를 진행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나왔다"며 "보시다시피 지금 예배를 하고 있어서 고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까지도 집회금지 기간이기 때문에 예배를 강행한다면 다시 점검하겠다"며 "오늘 채증한 차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고발 등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23일부터 4월5일까지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7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성남 은혜의강 교회 등 예배를 진행한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예배를 강행한 데 따른 조치다.

사랑제일교회가 이를 어길 경우 집회에 참석하는 개개인에게 1인당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교회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확진자와 접촉자의 치료비 일체와 방역비도 청구된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23일 이후에도 평일 밤 8시에 열리는 기도회는 물론 주일예배도 빠짐없이 진행하고 있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내 주요 교회 중 연세중앙교회와 임마누엘교회, 광림교회는 주일예배를 현장에서 진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시의 행정응원 협조 요청에 따라 시·구청 현장점검반 신변보호와 돌발행동 대응을 위해 경찰 906명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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