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 앞에서 현직 승무원들과 전직 여승무원 동우회(KASA) 소속 회원들이 역대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공항사진기자단
반면 대척점에 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 부사장과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측 판단은 고비마다 아쉬웠다.
"혹시 이런것도 기삿거리가 되나요?"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한 가운데 교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이기범 기자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측근들은 도착한 조 회장을 대기하던 취재진에 드러내는 대신 뒷문으로 조용히 나가게 했다. "조 회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이명희 고문을 만났답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점령군(KCGI·반도건설)에 오너십(조현아)이 결합한 셈이었다. 조 전 부사장과 오래 부대끼며 일하던 사람도 많았다. 점령군이 들어온다고 해서 모두에게 악재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사내 분위기는 일거에 조원태 회장 편으로 쏠렸다. 3자 연합 선언은 오히려 한진그룹의 결속이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
"강성부 대표에게 제대로 조언할 사람은 없나요"
KCGI 강성부 대표(가운데)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동석한 다른 전문가는 "KCGI는 조현아와 동맹 결정으로 한국 자본시장을 선진화한다는 명분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적대적 M&A(인수합병)의 새 역사를 써 오너 경영의 폐해를 뜯어고치겠다는 명분을 잃었다는 얘기였다. 그는 "이제는 국민연금이 KCGI편을 들 가능성은 제로가 됐다"고도 했다. 실제 3주 후 국민연금은 '조원태 연임 찬성' 결정을 발표했다.
"김석동? 그 김석동?"
임기를 약 10개월 남겨두고 퇴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이임식을 마친 뒤 공직을 떠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명단 공개가 점차 늦어졌다. 오후 5시가 넘어 명단이 나왔다. 첫머리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이름이 보였다. "그 김석동 말이야?" 데스크(기자의 상사)가 되물었다. 김 전 위원장은 거물이라는 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국민들에게는 물론 정계와 관계에 던지는 메시지에도 무게가 실렸다.
게다가 김 전 위원장이 오래 몸담았던 금융위와 한진그룹의 인연은 말하자면 악연에 가깝다. 선대 회장인 고 조양호 회장의 애정이 각별했던 한진해운은 금융위 결정으로 불과 3년여전 공중분해됐다.
그럼에도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김석동을 추천했다. 오너인 조원태 회장의 눈치를 봤다면 할 수 없는 결정이다. 조 회장도 받아들였다. 팀 한진의 팀워크가 빛을 발한 또 하나의 사례다. 김 전 위원장은 조만간 한진칼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