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대구·경북…전기 소비도 줄었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3.29 11:27
글자크기
2020년 2월 시도별 전력 사용량./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2020년 2월 시도별 전력 사용량./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지난달 '코로나19'(COVID-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 전력사용량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전력사용량이 줄어든 것은 이 지역 생산 활동 전반이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 2월 경상북도 전력사용량은 356만2800㎿h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373만3500㎿h)과 비교해 4.6% 줄어든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제조업 보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대구시 전력사용량 역시 131만4600㎿h로 전년동월(132만7200㎿h) 대비 1.0% 감소했다.



설 연휴 효과에 힘입어 전국 전력사용량이 4449만8900㎿h로 1년 전보다 0.3% 늘어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경북의 감소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컸다. 기업들의 조업이 중단되는 설 연휴가 지난해 2월, 올해는 1월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이들 지역의 실질 전력소비 감소세는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종별로 보면 국내 전체 전력소비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소비 감소세가 뚜렷했다. 지난달 경북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229만900㎿h로 전년대비 5.9% 줄었다. 대구는 0.2% 감소한 52만4500㎿h였다.



전력사용량은 경기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경제 규모가 커질 수록 전력 사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산업 구조에서 산업용 전력 사용이 줄었다는 것은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고 생산이 줄어드는 등 산업활동이 위축됐다는 의미다.

얼어붙은 대구·경북 지역 경기가 전력사용량 감소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대구·경북 지역은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대부분의 상점이 영업을 중단하는 등 생산·소비를 비롯한 경제활동 전반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2월 대구·경북 지역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53으로 전월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로, 전국 제조업 업황 BSI(65)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대구의 경우 한달새 20포인트 급락해 35까지 떨어졌다. 2013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한은이 지난 11~16일중 대구·경북 지역 내 402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322개 기업 중 75.8%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정부는 피해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15일 대구와 경북 청도·경산·봉화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자연재해가 아닌 감염병으로 인한 첫 특별재난지역 선포 사례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휴·폐업 점포 회복지원과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긴급자금 지원, 전기요금·건강보험료 감면 등에 1조700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