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스럽게 이 같은 기업들에 돈이 몰린다. 폭락 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한다는 기업들의 주가는 수직상승을 하고 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성공이 담보되지 않은 도전인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라젠은 27일 전 거래일보다 100원(0.81%) 오른 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6일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국내 기업들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을 알린 코미팜은 1개월여 만에 시가총액 순위가 30위권 밖에서 9위까지 뛰어올랐다.
문제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 가능성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효과가 있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부작용을 찾아내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공산이 크다. 2003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치료제보다 백신 개발이 더 어려운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바이러스를 사균화 해 인체에 투여하는 백신은 아무리 빨라도 안전성 측면에서 개발하는 데 18개월이 걸린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도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향후 코로나19가 계절성 유행병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지, 종식된다면 언제쯤일지, 아니면 유행병으로 발전해 새로운 시장이 열릴지 등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투자에 나설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많은 바이오 기업들 중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해 실제 수익을 낼 곳은 극소수일 가능성이 높고 시간도 몇 년 이상 걸릴 수 있는 탓이다.
박병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계절성 유행병이 되더라도 변수에 따라 그 주기가 1년이 될 수도, 2년이 될 수도 있고 그 규모가 지금과 같은 대유행의 수준이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신규 시장의 생성 여부와 규모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치료제 및 백신에 대해 보수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