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일본 코로나 통계에 강한 의심…이건 도박"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3.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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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36만5000명, 일본은 2만5000명 가량 조사…"일본의 제한된 진단검사는 의도적"

/사진=뉴욕타임스 캡쳐/사진=뉴욕타임스 캡쳐


일본의 코로나19 통계를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일본의 코로나 방역 성공은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 운이 다하고 있나(Janpan's Virus Success has puzzled the World. Is its Luck Running Ou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NYT는 "일본의 절반도 안되는 인구를 가진 한국이 36만5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한 반면, 일본은 단 2만5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극단적인 이동 제한이나 경제적 피해가 큰 봉쇄조치, 심지어 광범위한 진단 검사를 하지 않고도 이탈리아나 뉴욕과 같은 우울한 상황을 피해 전염병학자들을 갸우뚱하게 했다"고 전했다.

27일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387명, 누적 사망자 수는 47명이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고령인구가 많은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더딘 것에 대해 NYT가 합리적 의심을 품은 것이다.



실제 일본의 하루 평균 검사 건수는 1200~1300건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중국을 방문한 자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자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자 중에서도 2~4일 이상 37.5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는 사람에 대해서만 진단 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본인이 희망해서 검사하는 경우는 3만엔(약 33만5000원)정도 든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NYT에 이 같은 제한된 진단검사는 "의도적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현 보건정책상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병원에 입원시켜야 하지만, 경증 환자들 때문에 보건의료자원이 바닥나는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일본 우에노 공원에 몰린 벚꽃 관광객들. /사진=AFP일본 우에노 공원에 몰린 벚꽃 관광객들. /사진=AFP
제프리 셔먼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일본의 접근 방법이 '도박(gamble)'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전까지 위험은 수면 아래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가 위기 상황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벚꽃이 피기 시작한 도쿄 우에노 공원에는 연일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공원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돗자리와 주류 반입를 금지하고 사람들 간 거리 유지를 당부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의 대규모 전파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NYT는 "도쿄에는 심각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지정된 병상이 100개 밖에 없다"며 현지 의료 상황의 열악함을 전했다. 이에 지난 25일 도쿄시는 600개 병상의 추가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사카 린쿠 종합병원의 전염병 전문의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아베 총리가 결단력 있게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영향이 최우선 순위가 돼서는 안된다"며 "도쿄는 2~3주간 봉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쿄의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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