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주주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3.18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고가 경신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주가가 23.3%나 폭락했지만 코스피200 내 삼성전자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하락장에서 삼성전자를 증시 버팀목으로 인식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랠리가 이어지면서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은 상승세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 사용되는 발언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7일 오전 11시29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0원(0.21%) 오른 4만79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에는 4만9400원까지 찍었다. 10거래일 이상 순매도를 고수한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주가상승을 견인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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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만원선이 무너진 지난 13일부터 지난 26일까지 개인들은 2조3445억원을 순매수하고 같은 기간 2조208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의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영향으로 매도세가 질리도록 이어졌지만 지난 26일부터 외국인은 순매수로 돌아섰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과 미 정부의 2700조원에 달하는 부양책을 집행하기로 하면서다. 코로나19 위기의 진정세가 보이지 않자 극단적인 달러화 확보 경쟁이 벌어지며 국내주식을 대량처분하는 외국인들의 흐름도 이때부터 둔화됐다.
개미들의 삼성전자 사재기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개인의 순매수세가 멈춰야만 주가가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 했지만 현재 주가 흐름은 개인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한 코로나19 확산세와 부진한 1분기 기업실적 발표 이후 경기침체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어 섣부른 바닥론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도체 업황 호조…전문가도 '긍정'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현장 / 사진=이정혁 기자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단 한 번도 연간적자를 내지 않았다. 올해는 수많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게다가 코로나 불황으로 하반기 이후 경쟁사들 대부분이 설비투자에 보수적이면 내년 반도체 업황은 더 좋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코로나로 길거리에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데이터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직장인은 재택근무, 학생들은 온라인수업, 쇼핑은 모바일, 퇴근해서는 스마트폰을 한다"며 "이런 것들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반드시 반도체가 필요하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및 개별 콘텐츠 청취 등 사회적 거리 두기는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을 촉진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받는 몇 안 되는 산업이다. 그럼에도 현시점 올해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 수준으로 역사상 저점 부근"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상승에 우량주들 동반 상승
삼성전자와 함께 코스피 우량주들의 상승세도 거침없다. 폭락장에 저가매수 전략을 활용한 투자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진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1.9%나 빠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6.1%), NAVER(14.1%), KB금융(17.3%) 등은 지수하락폭 보다는 적었고 현대차(27.4%), 현대모비스(25.8%)는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이들 종목들은 지난 24일부터 외국인 순매도가 둔화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에 27일 시가총액 상위 주요종목들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73% 상승세를 기록 중이고 NAVER와 KB금융은 각각 5.25% 5.17%로 급등하고 있다. 최근 유독 주가하락이 심했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0.59%, 1.5% 오르며 하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