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수 1위 된 날 돌변한 트럼프, 다시 "중국 바이러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3.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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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세계 최다 감염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중국은 부정확한 통계를 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세계 최다 감염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중국은 부정확한 통계를 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AFPBBNews=뉴스1


두 달 만에 역전된 미국과 중국…이번엔 중국이 입국금지
두달만에 미국과 중국의 처지가 역전됐다. 중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었는데, 이젠 미국이 세계 최다를 기록하면서 중국이 문을 걸어 잠근 것이다. 양국간 바이러스 책임공방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8시30분 기준 미국 확진자는 총 8만3507명으로 하루새 1만5000여명 폭등했다. 이로써 미국은 중국(8만1782명)을 뛰어넘고 세계 최대 코로나19 확진자 보유국이 됐다. 미국내 사망자는 1201명으로 전날보다 180여명 증가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 세계 최다 확진자를 기록한 시점에 중국은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겠다며 28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전면 차단했다. 기존에 외국인들이 보유한 비자 효력을 정지시키고 외교관이나 경제 무역, 인도주의적 지원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비자를 내주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말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지 두달만에 양국의 상황이 뒤바뀌게 됐다.



'중국 바이러스' 안쓰겠다더니…트럼프, 이틀만에 돌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코로나’를 ‘중국’으로 직접 수정한 모습을 워싱턴포스트(WP)의 사진작가 제이빈 보츠포드가 포착했다. /사진=제이빈 보츠포드 트위터 캡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코로나’를 ‘중국’으로 직접 수정한 모습을 워싱턴포스트(WP)의 사진작가 제이빈 보츠포드가 포착했다. /사진=제이빈 보츠포드 트위터 캡처
미국이 세계 최대 감염국이 됐다는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부정확한 통계를 내고 있어 믿을 수 없다면서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또, 미국의 감염자 폭등은 뛰어난 검사능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에서 “당신은 중국의 통계가 어떤지 알 수 없다. 중국이 숫자를 말해주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을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주석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중국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지난 24일만해도 더이상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틀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눌 것으로 확신하지만, 그런데 (중국에선) 숫자가 어떤지 모르지 않나”라며 다시 중국 통계의 불투명성을 저격했다.

바이러스 책임 공방도 가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FPBBNews=뉴스1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FPBBNews=뉴스1
미국과 중국간 바이러스 책임 공방은 이달들어 시작됐다. 지난 1~2월만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국가 위기에 대응을 잘한다며 칭찬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미국의 확산세가 매서워 진 데다가, 중국이 종식 수순을 밟으며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 있다'는 여론전을 펼치자 양측간 감정이 격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미 군인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을 본 후 자신이 ‘중국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장에서 그의 발표노트에 ‘코로나’를 ‘중국’으로 직접 수정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5일 G7 외교장관 화상회의에서 ‘우한 바이러스’를 공동성명에 명기하려다 채택이 불발되기도 했고, 이날 NBC뉴스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동성명에서도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명기하려고 밀어부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거부하고 있다.

바이러스 기원설을 두고는 확진자가 8만명을 넘은 이탈리아도 끼어든 형국이다. 지난 19일 이탈리아 마리오네그리 약학연구소의 주세페 레무치 소장이 지난해 11~12월 이탈리아 북부에서 이상한 폐렴이 발생했다고 밝히면서다.

그러자 중국 관영언론은 ‘이탈리아 기원설’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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