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유학생 확진자 비상…'강남'이 떨고 있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인턴기자 2020.03.27 10:06
글자크기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항공기 탑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항공기 탑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해외 유학생이 서울 지역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며 유학생 귀국자가 많은 서울 강남권이 떨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의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자 유학생들이 속속 집으로 돌아오고 있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기준 관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 유입 관련자는 서울 25개구에서 총 83명이다.

이중 강남구 11명, 송파구 9명, 서초구 6명 등 강남 3구가 서울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서울에서 해외 유입 관련 확진자가 가장 많은 강남구는 11명 가운데 7명이 미국 유학생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 유학생들에게 귀국 후 14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귀국 유학생들이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며 피해가 생기고 있다.

이달 15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강남구 미국 유학생 A씨(19)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4박 5일간 제주를 관광한 뒤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A씨가 제주도에서 20곳을 돌아다니며 만난 40여 명이 자가격리 됐으며, A씨가 다녀간 의원과 약국은 폐쇄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A씨는 자가격리하라는 정부 방침을 지키지 않고 제주 여행을 왔고, 입도 첫날부터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여행을 한 것은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최악의 사례"라며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는 등 일부 이기적인 여행객과 보호자는 철저히 조사해 단호히 법적 책임을 물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A씨와 함께 여행한 보호자 A씨의 어머니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피해액을 산정 중이며, 청구되는 손해배상액은 1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관내 해외 유학생 확진자가 다수 나오자 강남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에서 돌아온 유학생들은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호소하는 긴급재난 문자를 25일 저녁 구민 전체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아직 유학생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서초구도 13일 이후 해외에서 돌아온 서초구민은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송파구도 보건소 내 해외 입국자 모니터링반을 별도로 만들어 입국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 중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