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에 연예인 얼굴 합성…'딥페이크' 뭐길래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기자 2020.03.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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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맥키넌이 미국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따라한 영상을 활용한 딥페이크. 힐러리 클린턴의 표정이나 얼굴이 매우 자연스럽다./사진=유튜브 'WatchMojo.com' 캡처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맥키넌이 미국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따라한 영상을 활용한 딥페이크. 힐러리 클린턴의 표정이나 얼굴이 매우 자연스럽다./사진=유튜브 'WatchMojo.com' 캡처


아역배우 김유빈이 유명인의 얼굴과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계정을 팔로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유명 여성 아이돌의 딥페이크를 공유하는 다수의 텔레그램방 비밀방이 운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딥페이크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포르노 영상에 연예인 얼굴을 합성하는 것을 뜻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영상에든 원하는 인물의 얼굴을 붙일 수 있고, 가짜 동영상도 만들 수 있다. 특히 표정이나 이목구비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제스터와 목소리까지 구현해낸다.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에서는 딥페이크 기술로 구현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인사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실제와 너무 유사한 모습에 참석자들은 딥페이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려 놀라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문제는 딥페이크로 생산된 영상의 대부분이 포르노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사이버 보안 연구 회사 '딥트레이스'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딥페이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딥페이크 영상 중 96%는 포르노로 소비되고 있었다.

합성 포르노 피해자 중 46%는 미국·영국 여배우였으며, 25%는 한국 여성 연예인들이었다. 딥트레이스는 이에 대해 케이팝 문화 열풍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성 포르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약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불법 음란 동영상을 인공지능으로 걸러내는 기술 개방에 나섰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딥페이크 처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특정 인물의 얼굴·신체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합성한 딥페이크 제작·유통을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처벌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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