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18.52포인트(1.09%) 내린 1686.24로, 코스닥이 10.93포인트(2.16%) 오른 516.61에 마감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51.62포인트(6.38%) 뛴 2만2552.17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3일간 다우지수의 상승률은 21%로 대공황이 있었던 1931년 이후 약 90년만에 최대치다.
유럽증시도 사흘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8.00포인트(2.55%) 오른 321.38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126.70포인트(1.28%) 상승한 1만0000.96, 프랑스 CAC 40지수는 111.28포인트(2.51%) 뛴 4543.58을 기록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보다 127.53포인트(2.24%) 오른 5815.73에 거래를 마쳤다.
우려했던 실업대란 현실화에도 시장이 의연했던 배경에는 슈퍼 경기부양책 미 상원 통과가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전날 미 상원은 2조2000억달러(약 2700조 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미 하원의 표결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은 뒤 발효된다. 하원 통과는 27일쯤으로 예상된다.
위험자산 선호심리와 원화 강세 가능성 등이 증시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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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 증시가 코로나 이후 수혜업종(반도체·FANG·제약 바이오 등)과 재정지출 수혜업종(항공·에너지·소비 등)이 번갈아가면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이날 두 수혜 업종 모두 강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다는 점도 국내 증시 상승 요인"이라며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의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FANG은 미 IT 대형 기술주인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을 말한다.
이례적인 개인 투자자의 매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래 개인은 코스피 누적 19조1000억원, 코스닥 누적 2조7000억원 등 총 21조8000억원 상당의 기념비적인 매수세가 지속됐다"며 "향후 매수 여력을 가늠하는 핵심 선행지표 중 하나인 고객예탁금 또한 작년 말 28조원 수준에서 23일 현재 39조9000억원까지 폭증해 개인 투자가의 국내증시 괄목상대 행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현선물 러브콜 부활이 시장 정상화의 관건이겠지만, 개인 투자가 측 '바이 코리아' 행렬로 인해 잠재적 하방 완충력과 상승 탄력이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급증세와 유가 폭락 등은 시장에 부담이다. 26일(현지시간)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새 1만3732명이 폭증하면서 8만1943명까지 늘었다. 이는 중국의 8만1285명을 뛰어넘은 수치다.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시했던 전략비축유 매입이 의회의 예산 배정 거부로 좌초되면서 또다시 폭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 거래일 대비 1.89달러(7.7%) 떨어진 배럴당 2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