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兆 수혈받는 두산重 유동성 경색 급한불 끌까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3.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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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兆 수혈받는 두산重 유동성 경색 급한불 끌까


두산중공업 (16,210원 ▲350 +2.21%)이 정부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는다. 유동성 경색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26일 공시를 통해 KDB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맺는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의 대주주인 ㈜두산이 대출약정에 대한 담보를 제공한다. 담보는 ㈜두산이 보유한 두산중공업 보통주식이 포함된 주식과 부동산 등이다.

재계에선 두산중공업이 일단 1조원 자금 수혈로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은 끄게 됐다고 보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두산중공업 회사채는 1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당장 다음달 6000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오는 6월엔 총 5600억원 규모의 일반단기사채 만기도 다가온다.

사업을 통해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도 메마른 상태다. 경영 악화가 지속된 가운데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활동만으로는 금융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두산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워치리스트(Watchlist)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 애널리스트는 "특히 차입금 단기화 경향이 빨라지면서 유동성 부담이 매우 높아졌다"며 "저하된 자금조달능력과 최근 금융시장의 확대된 변동성 등으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수혈될 1조원의 자금은 가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1조원 자금 수혈에 더해 해외공모사채 만기 대출 전환 지원까지 받게 되면 이 같은 유동성 부담은 상당 부분 경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권을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수출입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수출입은행이 이를 받아들이면 두산중공업은 이번 1조원 수혈에 더해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만기 부담까지 덜게 된다.

이와 관련 오는 27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대기업과 항공업계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대출을 발판 삼아 당초 계획하고 있었던 재무구조 개선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대출금액을 상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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