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 100배 수익 올린 '투자자' 다음 전략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3.2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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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가 미국을 덮친 충격으로 미 주식시장이 무너졌을 때 330여억원을 들여 3조2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투자회사가 있다.



/사진=AFP/사진=AFP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빌 애크만 퍼싱스퀘어 캐피탈운용 대표(CEO)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지난 23일 우리는 헷지(위험회피)를 종료했다"며 "수수료를 포함한 총 2700만달러(332억원)의 비용을 들여 26억달러(3조2000억원)의 수익을 거둬 들였다"고 밝혔다.

애크만 대표는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 포브스는 그에 대해 '베이비 버핏'이란 별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에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애크만 대표의 헷지 전략에는 글로벌 투자등급과 하이일드(고수익) 채권 지수에 대한 신용보강(credit protection)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애크만 대표가 처음으로 투자자들에게 헤지 전략을 밝힌 것은 지난 3일이다. 당시 애크만 대표는 "66억달러의 그의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를 억제하려는 노력이 미국과 전세계 경제, 주식, 채권 시장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의 펀드가 보유한 치폴레, 힐튼, 로우스, 버크셔 해서웨이 등 주식을 매각하기보다는 헷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도 설명했다.


시점은 절묘했다. 지난 3일~23일 사이 미국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27.6%나 하락했다. 퍼싱스퀘어의 이달 이후 지난 24일까지 펀드 수익률은 7.6%였다. 헷지 덕분이다.

애크만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3월 초 헷지를 한 이후) 세상이 안정화된다면 우리는 한 달간 약 2500만달러를 잃게 될 것이었다"며 "만일 그 반대라면 우리 펀드는 완전히 보호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보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를 중단시키는 것뿐이란 게 명백했다"고 당시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애크만 대표의 다음 행보는 주식 매입이다. 그는 이번 서한에서 "이번에 벌어들인 순이익을 활용해 (바이오기업)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버크셔 해서웨이,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 로우스, 스타벅스 주식을 샀다"고 밝혔다. 또 기존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17% 수준의 현금 포지션을 유지한단 설명이다.

애크만 대표는 이처럼 주식시장에 발빠르게 '베팅'한 이유에 대해 "연방 정부가 전례없는 방식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했다"며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점점 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헷지를 풀고 자산을 재배치하는 과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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