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주엔 안정?…이탈리아 잡혀야 바닥신호 온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3.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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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COVID-19) 불길이 잡힐지에 전세계 투자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탈리아가 중국의 '코로나19 시간표'를 따라 위기의 절정을 지나간다는 점이 확인되면 미국과 유럽 주요국에서의 코로나19 경로는 물론 봉쇄 해제 시점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는 기대에서다.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일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200명이다. 직전일인 24일(4800명)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지난 18일 7700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것과 비교해보면 점차 감소세에 접어들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온다.



이탈리아는 중국에 이어 누적 확진자 수 2위를 기록중인 국가로 보건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시장 관계자들도 감염자 수 추세를 관심있게 보는 나라다. 이날 AFP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의 확진자 수는 7만4000여 명으로 중국(8만1000여 명)과 불과 7000명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지난 24일 포브스는 "지금 많은 것이 이탈리아에 달려 있다"며 "아무도 바닥을 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 사례가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이탈리아의 추이는) 신뢰할 수 있는 신호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추고 사실상 무제한적 양적완화를 하겠다고 선언한데다 미 정부와 의회는 2조달러(2500조원)라는 사상 최대 규모 부양책을 내놓았다. 중앙은행과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를 거의 다 내놓은 상황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잡을 수 있다면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단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탈리아가 중국의 발병 궤적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이탈리아에 비해 약 2주 가량 늦게 확산세를 보인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 '언제 봉쇄를 풀어도 될지' 즉, 언제 경제활동을 재가동해도 될지를 가늠할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외신은 주목했다.

포브스는 " 코로나19 확산이 이탈리아에서 가속화한지 4주가 지났다"며 "중국의 시간표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신규 확진자수 추이는) 대략 6~8주에 정점을 찍고 안정화되는데 이탈리아는 4월 첫째주에는 하락 조짐을 보여줘야 한다, 모두가 그것을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 발병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으며 그 근원지인 후베이성에서의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구준히 증가해 지난 2월12일 1만3000여 명으로 일별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후베이성 확진자 수는 13일 4800여명, 14일 2400여명 등 감소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중국은 다음달 8일 우한시 봉쇄를 해제한다. 봉쇄 조치를 시행한 지 약 두 달 반만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전일 기준 S&P500 지수가 1%대 오름세로 마감했는데 이틀 연속(24~25일) 오름세를 보인 것은 2월 하순 이후 약 한 달 만이었다. 시장이 반등세를 이어갈지는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이 여전히 변수다.

미국 펜실베니아에 위치한 투자관리 회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스테판 어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정점을 지난 것처럼 보이기 전까지는 '바닥'이라고 일컫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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