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투어 본사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패키지 홀세일 아닌 여행 2.0 포석
400억 들여 플랫폼 개발한 이유하나허브는 패키지(PKG)여행 위축과 2030 여행객들의 모바일 선호,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의 공세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투어의 야심작이다. 종합패키지부터 개별여행(FIT)까지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발굴해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다.
하나투어는 이를 위해 2018년부터 본격 프로젝트를 시작, 400억 원을 들여 IT기반 플랫폼을 완성하고 지난해 말 글로벌MD(Merchandiser) 152명을 선발, 해외 여행콘텐츠 발굴에 나섰다. 또 글로벌 현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하나투어 재팬을 모델로 한 해외 법인을 미국과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노선에 설립했다.
하나허브는 지난 2월 공식 론칭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1월 말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2월부터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여행업계가 존폐 기로에 놓일 만큼 위기에 빠져서다. 하나투어 역시 항공 노선이 끊기고 여행수요가 급감하며 신규예약이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하는 등 직격타를 맞으면서 플랫폼 오픈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
포스트 코로나 미리 대비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신감↑
한일 두 나라 간 상호 무비자 입국이 중단된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나투어도 이 같은 이유로 플랫폼 론칭 시기를 지속 검토했지만 결국 예정대로 4월에 출시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 시기를 가늠할 순 없지만 사태가 정상화되고 하반기부터 항공노선이 재개되면 여행수요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예측에서다. 여행심리가 주저앉은 위기 상황이지만 현 시점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 여행수요 반등 시점을 대비해 플랫폼 구축 및 개선을 마쳐 놓겠단 것이다.
하나투어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한 것 역시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투어는 IMM PE(지분율 16.7%)를 상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289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새롭게 수혈한 실탄도 여행 플랫폼 운영과 신규 콘텐츠 확보 및 상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한단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018년 자연재해와 지난해 일본여행 불매, 올해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여행시장 회복을 대비해 계획대로 4월에 하나허브를 출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여행객 니즈에 맞춘 상품을 지속 개발해 하나허브 플랫폼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