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만 기다린다…서울 아파트값 2주째 제자리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20.03.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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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격 대비 호가는 최근 소폭 오르긴 했어요. 집 주인하고 상의하면 가격 조정은 가능하니 원하는 가격과 연락처 남겨 주세요."(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인근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아파트값이 2주째 '제자리'다. 강남권역은 집을 내다 팔 사람은 종전 대비 호가를 낮췄지만 '급매'를 기대라는 매수자는 좀더 낮은 가격대를 희망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이번주 상승폭을 좁혀 서울 아파트값이 조만간 '하락반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급매'만 기다린다…서울 아파트값 2주째 제자리


서울 아파트값 이번주도 보합..'급매' 기다리는 수요자들
26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1%로 전주 0.29% 대비 상승폭을 좁혔다. 특히 지난주 37주만에 상승세를 멈춘(0.00%) 서울은 이번주도 보합을 기록했다. 2주째 '제자리'다.

강남 11개구는 0.03% 하락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가 각각 0.14%, 0.14%, 0.10% 떨어져 전주(-0.12%.-0.12%, -0.08%) 대비 낙폭이 더 벌어졌다. 지난주 발표된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안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커진 15억원 초과 단지 위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강동구도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강북 14개구는 0.03% 올랐는데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상승세는 둔화했다. 마포구는 0.04%->0.03%로, 용산구는 0.02%->0.01%로 상승폭이 줄었고 성동구는 0.02%->보합(0.00%)으로 전환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0.05~0.06% 상승했으나 전주 0.06~0.08% 대비 역시 상승세가 꺾였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강남 일부 지역에선 매도 호가를 내지 않고 사전에 매수를 희망하는 명단을 확보한 뒤 비공개 거래하는 경우가 포착된다. 호가가 없기 때문에 실거래 신고 하기 전까지는 감정원 주간 매매가격 동향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집주인은 종전 대비 매도 희망가격을 낮춰 부르고 있지만 '급매'를 기다리는 매수자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강남 지역은 매도 우위다. 서울 지역 전체는 아직 매수 우위다. 감정원 수급동향(100 이상이면 매수자가 많고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음)을 보면 서울은 지난해 12·16 대책 때 120.3였다가 16일 102.7로 내려왔으나 여전히 매수자가 많다. 반면 강남3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16일 기준 92.7로 지난달 10일 이후 줄곧 100 미만을 유지 중이다.


수원 아파트 상승세 꺾이자 오산이 '들썩'
수도권 주간 상승률은 0.21%를 기록했다. 지난주 0.53% 올랐던 인천은 이번주 0.42%로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미추홀구(0.51%)는 용현·학익동 신축과 준신축 위주로 올랐고 남동구(0.49%)는 교통망 확충(GTX-B, 제2경인선)과 정비 사업 기대감에 간석·구월·논현동 위주로 상승했다.

경기 지역은 수원이 규제강화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지난주 상승률 0.75%에서 0.25%로 크게 둔화했다. 군포(0.80%)는 교통호재 영향으로 산본·금정동 위주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특히 오산시는 오산IC 인근 운암뜰 복합단지와 필봉터널 개발호재로 0.96% 급듭해 이번주 가격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세종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상승 피로감이 겹치면서 이번주 0.27%를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주 상승률은 1.00%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구는 수성구(-0.06%) 위주로 0.06% 하락했다. 대전은 0.3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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