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삼성전자 '1만주'…고위공직자 주식 뭐 갖고있나 보니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3.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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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강경화도 사랑한 삼성전자…바이오 '대박'난 공직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국제회의장에서 주한 외교단을 상대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노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고위공직자들의 올해 재산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주식을 보유한 공직자들도 상당했고, 제약·바이오 종목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스몰캡에 투자한 공직자도 많았다. 금융당국 공직자들은 직무 연관성으로 인해 개별 주식보다는 ETF(상장지수펀드) 위주로 투자했다.



강경화 장관, 삼성전자 1만주 보유
26일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고위공직자들은 부동산, 예금,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주식 중에서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삼성전자다. 최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투자 열풍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상당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다. 강 장관은 삼성전자 주식 1만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일 종가 기준으로 약 4억8000만원 상당이다.



그러나 강 장관이 최근 삼성전자 투자 열풍에 탑승한 것은 아니다. 그는 처음 공직자 재산을 공개한 2018년부터 삼성전자 주식 보유를 신고했고 당시 보유량에서 변동이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본격화한 2017년 이전부터 주식을 갖고 있었다면 현재 수익률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투자 열풍에 올라탄 것으로 보이는 공직자도 있다. 김동섭 한국전력공사 사업총괄부사장은 올해 재산공개에서 삼성전자 주식 600주를 새로 신고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을 새로 취득했다는 의미다. 박성철 한전KDN 사장도 지난해 삼성전자 50주를 매수했다.

이밖에 구영 서울대치과병원장(1570주) 조동성 인천대 총장(500주) 임희택 사회보장정보원장(250주) 이정식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200주) 등이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우려로 2018년 하반기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지만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감 등이 더해지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삼성전자 나홀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열풍도 더 거세졌다. 고위공직자 중에서도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을 신규 취득했거나 그 이전부터 보유한 경우라면 최근 주가가 조정받은 것을 감안해도 현재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금감원은 주식 대신 ETF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확행을 누리세요! 숨은 금융자산 찾기 캠페인'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확행을 누리세요! 숨은 금융자산 찾기 캠페인'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금융권을 관리·감독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고위공직자들은 개별 주식보다는 ETF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KINDEX 중국본토CSI300' 1390주와 'KODEX 200' 1250주를 보유 중이었다. 'KINDEX 중국본토CSI300'는 중국 대표지수인 CSI300을 추종하는 ETF로 지난해 수익률은 약 40%에 달한다. 'KODEX 200'은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을 기초로 한 ETF인데 이 역시 지난해 12% 가량 수익을 거뒀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KODEX 코스닥 150' 1100주를 비롯해 'KBSTAR 중국본토대형주CSI100' 310주 'KODEX 선진국MSCI World' 100주 'KINDEX 중국본토CSI300' 193주 'TIGER 미국나스닥100' 30주 'KODEX 200' 4095주 'TIGER 차이나CSI300' 195주 'TIGER 200' 453주 등 다양한 ETF에 투자했다.

민병진 금감원 부원장보는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1만7210주와 맥쿼리인프라 1만7000주 등 고배당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짰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10주와 'ARIRANG 미국S&P500' 5주, 맥쿼리인프라 5주 등을 신고했다.

바이오 투자 '대박' VS '쪽박'
바이오에 투자해 대박을 터트린 공직자도 있었다. 이헌승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그는 에이치엘비 (105,200원 ▼4,500 -4.10%) 주식 1만122주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는데 처음 공직자 재산을 공개한 2013년부터 변동이 없다.

2013년 에이치엘비 주가는 2000~3000원대였지만 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성공이 알려진 지난해 9월 주가는 폭등했고 최고 21만3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100배가 넘는 수익률이다. 현재 주가는 8만~9만원대로 다소 조정받았지만 이 의원이 초기에 보유했던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인천 연수을 경선에서 공천 확정을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인천 연수을 경선에서 공천 확정을 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반면 바이오 투자로 크게 손해 본 공직자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민 의원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 (12,950원 ▼550 -4.07%) 주식 9280주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잘못된 성분 논란으로 지난해 주가가 급락했고 현재는 거래 정지 상태다.

한때 투자 열풍이었다가 주가가 급락한 신라젠 (5,090원 ▼60 -1.17%)을 여전히 보유 중인 공직자도 있었다.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소위 '물린' 것으로 추정된다. 원성수 공주대 총장(1012주)과 이유철 경북대 교학부총장(400주)도 주식을 들고 있다.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보유 중이던 신라젠 1519주를 지난해 매도했다.

청와대 고위공직자 중에서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용우 대통령비서실 국정기록비서관은 자동차용 고무를 생산하는 화승알앤에이 (1,939원 ▲29 +1.52%) 6329주를 보유했다. 이광호 교육비서관은 프린터 소모품 제조업체 잉크테크 (3,700원 ▲5 +0.14%) 2만199주를 보유했는데, 전날 종가로 5700만원 규모다.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우리들제약 (5,640원 ▼130 -2.25%) 196주를 신고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시가총액 1000억원 안 되는 소형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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