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2기' 개막…"신뢰회복과 위기극복에 혼신"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3.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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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26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조용병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6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조 회장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주총을 며칠 앞두고 신한금융지주 최대주주(9.38%)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주주들의 지지가 강력했다. 막상 주총일이 되자 국민연금은 별도 의사개진이나 표 대결 요구를 하지 않았다. 블랙록 펀드(6.1%), 우리사주(5.1%), 재일교포(약 14%) 등 일찌감치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조 회장 연임 뿐 아니라 필립 에이브릴 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 6명 선임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이날 주총 결과는 지난해 말 이미 예견됐다. 조 회장이 채용비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음에도 이사회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 1월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이사회는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연임이 승인됐다.



이로써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2기 체제’의 문을 열었다. 앞으로 3년, 조 회장의 중점 경영 목표는 지난 1기 때 선언한 △조화로운 성장 △세계화 및 지역화(글로컬라이제이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고유문화 육성 등 ‘2020 스마트 프로젝트’ 심화 과정으로 요약된다.

조 회장은 2017년 취임과 함께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임기 중 달성한 성과 모두 이 안에 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비롯해 호주계 안츠은행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 베트남 푸르덴셜 소비자금융회사(PVFC), 인도네시아 아키펠라고자산운용 등 국내외 인수·합병(M&A)을 성공 시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와 글로컬라이제이션에서 동시에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성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3조4035억원 순이익을 거뒀다. 1등 지위 사수는 물론 글로벌 부문에서 3228억원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7%에 이른다.

당장의 숙제는 따로 있다. 조 회장은 코로나 19로 비롯된 글로벌 위기 속에서 실적과 위상을 모두 방어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위기 극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성장의 기회도 모색해야 한다. 그는 그의 의지를 ‘회복탄력성’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조 회장은 주총 개회사에서 “역격을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회복탄력성을 보여드리겠다”며 “바람은 차갑지만 봄은 온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등 손실로 인해 고객의 신뢰가 떨어진 것도 회복해야 한다. 손실 확정과 고객 보상에 관한 금융당국과 협의, 법적 책임 공방 등 과정이 놓여 있다. 조 회장은 DLS의 경우 자신들의 책임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객 손실금의 50%를 보상하겠다고 이미 결정했다.


조 회장은 “고객 신뢰를 되찾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일련의 투자상품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며 “고객 퍼스트(우선) 정신을 기반으로 최상의 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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