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가 125만달러(약 15억원)를 들여 구입한 진단키트 2만개는 분자진단시약 제조기업 씨젠의 제품이다. LA 정부와 씨젠은 진단키트 추가 공급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진단키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젠바이오텍을 비롯해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도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수십 여개 국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진단검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위기상황에서 방역당국의 빠른 결정도 한몫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오자 새로운 검사법인 ‘RT-PCR’ 방식 도입을 결정하고 2주 만에 코젠바이오텍의 진단시약 제품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냈다. 1년여의 인증절차를 2주 만에 처리해 확진자를 신속히 가려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선별진료소를 전격 도입해 전국으로 확신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독감백신 개발역량이 있는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등이 나선 상태다.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자체 백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가 높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는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등이 뛰어들었다.
업계에선 K-바이오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진 만큼 적극적인 육성을 통해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신속심사제도에 필요한 예산 지원과 행정절차 간소화, 규제 철폐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조명받고 있는 원격진료 도입도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이번 위기로 제약바이오산업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만큼 관련 산업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면 제도적 지원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