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아우성인데 LG전자의 흔들리지 않는 저력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3.2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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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가전 인기 굳건…'위생가전' 코로나 특수로 수요 급증

LG전자가 프리미엄 백화점을 운영하는 '존 루이스'의 영국 런던 소재 본사 1층에 LG 스타일러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고객들이 LG 스타일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LG전자가 프리미엄 백화점을 운영하는 '존 루이스'의 영국 런던 소재 본사 1층에 LG 스타일러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고객들이 LG 스타일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1. "LG 스타일러는 우리 가족에게 매일매일의 영웅이다!"

영국 런던의 최고급 백화점 '존 루이스'에 입점한 LG 트롬 스타일러를 써본 현지 소비자가 쓴 솔직 후기다. LG전자는 이달 9일부터 2주간 존 루이스 런던 본사 1층에서 '스타일러 특별 체험존'을 운영했다.



코로나19(COVID-19) 감염이 전 유럽을 강타하고 있지만 존 루이스의 LG 스타일러 인기는 고객들의 관심을 멈추지 못했다. 내달부터는 존 루이스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에 LG 스타일러가 정식 입점한다.

한국에서만 통할 것이라던 '의류관리기'가 이제 유럽에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할 위생 가전으로 새로운 판매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 CEO 권봉석 사장이 지난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LG전자의 전략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LG전자 CEO 권봉석 사장이 지난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LG전자의 전략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2. 권봉석 LG전자 사장에게는 '최연소'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그는 당시 56세였다. 2000년이후 임명된 역대 LG전자 CEO중 최연소였다. 그만큼 그는 LG전자의 체질을 바꿀 젊은 사장으로 통한다.

권 사장이 패기로만 무장한 건 아니다. 2018년 말 LG전자 HE사업본부와 MC사업본부 수장 자리를 동시에 꿰차며 경영 실적을 인정받았다.

권 사장은 특히 올레드TV와 나노셀TV 같은 최고화질의 TV는 물론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프리미엄 '롤러블 TV'로 LG전자의 백색가전 중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95,100원 ▼1,700 -1.76%)가 코로나19(COVID-19)로 전 세계 수요가 급감했는데도 올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하진 않을 전망이다. 위생가전을 필두로 한 백색가전과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 호조가 위기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中 비중 낮은 LG전자, 코로나19 초기 반사이익
코로나19로 아우성인데 LG전자의 흔들리지 않는 저력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LG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458억원으로 지난달 추정치보다 되레 137억원이나 늘었다. 이달에 이익 추정치가 급감한 대부분의 기업들과 큰 대조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중국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코로나 영향을 덜 받는 프리미엄 가전과 위생가전이 선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5% 이하인 반면 한국과 북미의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아시아와 유럽, 중남미 등에서도 고른 매출을 올리며 포트폴리오가 탄탄한 편이다.

경쟁사인 중국 TV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도 코로나 타격이 적은 이유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은 전기·전자 업종 내에서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스팀가전 강세…'위생가전' 관심에 신가전 돌풍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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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전의 돌풍도 LG전자가 코로나 파도를 너끈히 넘고 있는 이유다. LG전자는 올해 100도(℃)의 트루스팀 기술을 활용한 '스팀 가전'에 집중하고 있다. 트루스팀을 활용한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은 세척과 탈취, 살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생가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트루스팀 신가전은 판매가 쑥쑥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월20일부터 3월19일까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각각 26.6%, 38.5%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었던 식기세척기 매출은 무려 950%나 증가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LG 트롬 스타일러는 지난 2월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후문이다.

LG전자는 영국 등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스타일러를 출시하며 수출국가를 15개국으로 늘렸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한국처럼 급격한 판매 신장이 유력시된다.

LG전자가 트루스팀 외에도 인공지능 DD세탁기와 무선청소기 등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신가전은 워낙 고속성장 중이었고 코로나 사태가 되레 위생과 살균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수요를 촉진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가전 명가' 기술력에 수익성 강화 전략
이같은 LG전자의 선전은 미래를 내다본 '프리미엄 전략'의 산물이라는 평가다.

취임 100일을 갓 넘긴 권봉석 사장은 전략가답게 프리미엄 제품의 선택과 집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의 휴대폰 부문 흑자 전환은 여전히 남은 숙제다. 권 사장은 취임 후 "2021년까지 스마트폰과 전장 사업을 흑자로 돌려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권 사장이 이렇게 공격적인 목표를 공언한 것은 그만큼 복안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는 올해 베트남 생산 체제를 강화해 라인업을 다양화했고, 제품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보급형 5G(5세대 이동통신) 모델로 북미와 유럽 등 핵심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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