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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초등학생에 소송' 사과한 한화손보, 무슨 일 있었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0.03.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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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사진=한화손보강성수 한화손보 대표/사진=한화손보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가 공식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고개를 숙였다. 6년 전 벌어진 교통사고와 관련한 소송으로 창립 이래 처음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뜨겁게 달궜기 때문이다.



"쌍팔년도도 아니고" 미성년자에 소송, 고객숙인 한화손보


강 대표는 25일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고 했다.

논란이 된 사고는 2014년 6월 경 발생한 쌍방과실 교통사고다. 한화손보의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 A씨와 오토바이 운전자 B씨 간의 사고였다.

한화손보는 사고로 사망한 B씨의 사망보험금을 2015년 10월 법정 비율에 따라 미성년 자녀인 C군의 후견인인 고모에게 지급했다.



사망보험금 총액은 국민청원에 언급된 1억5000만원이 아닌 약9200만원이다. B씨의 배우자와 자녀 C군의 상속비율에 따라 약 4100만원이 C군 측에 지급됐다. B씨의 배우자는 상속분 5000여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사고 후 연락두절이 됐고, 고향인 베트남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B씨가 사고 당시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다는 점이다. 상대 차량의 동승자에게 피해가 발생해 손해액을 한화손보가 2019년 11월 우선 배상했고, C군 측에 이미 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구상금 변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인 C군에게 한화손보가 소송을 제기하고, 구상금을 다 갚은 날까지 12%의 이자까지 얹어서 내라는 식의 이행권고 결정이 나며 공분을 샀다.

특히 C군이 사실상 고아 상태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한화손보는 부모가 없는 초등학생에게 1000만원이 넘는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한 문제적 보험사로 낙인 찍힌 것이다.



유족대표 전직 보험사 직원, 미성년 자녀 배경 확인 안한 '부메랑'


업계에서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 소송은 흔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C군의 경우 유가족 대표가 교통사고 당시 한화손보 소속 직원이었고 현재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다른 배경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소송을 진행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본다.

한화손보 측은 "C군이 보육원에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기존 유족 측과의 대화는 C군의 큰 아버지인 경찰공무원 D씨와 이뤄져 미처 생각지 못한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에 대해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지만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이나 경제적 상황을 미리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런 사항이 확인돼 소송을 취하했고 앞으로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손보는 B씨의 배우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언제든 절차에 따라 지급할 예정이다. 만약 청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C군이 성년이 된 후 해당 보험금을 C군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 드리며 보다 나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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