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마저도" 셧다운…코로나19에 관광 뿌리째 '흔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3.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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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입장객 급감·휴업으로 카지노 업황도 침체…관광기금·고용유지 등 관광기반 휘청 우려

지난달 28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전문 방역업체 직원들이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23일부터 휴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달 28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전문 방역업체 직원들이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23일부터 휴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종식을 위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나서며 카지노 산업의 불도 잠시 꺼졌다. 강원랜드가 일찌감치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외국인 카지노 양대산맥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파라다이스도 휴장에 돌입했다. 카지노마저 코로나 여파가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고용과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관광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카지노 공기업 GKL과 국내 최대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가 전날(24일)부터 2주 간 전국 영업장 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사회적 감염 최소화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른 것이다. 앞서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 23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연초 실적 오름세 한 풀 꺾여
매출손실도 껑충, 제주 카지노는 고사 위기
외국인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오는 4월5일까지 전국 영업장의 운영을 중단한다. 사진은 세븐럭 강남 코엑스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시티외국인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오는 4월5일까지 전국 영업장의 운영을 중단한다. 사진은 세븐럭 강남 코엑스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시티
휴업까진 아니더라도 최근 업황을 고려하면 영업 축소가 불가피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GKL과 파라다이스는 코로나 사태로 국내 관광산업 전반이 고꾸라진 와중에서도 선전을 이어왔다. GKL 1~2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98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도 22% 증가한 1357억 원의 호성적을 냈다. 중국 춘제연휴 추가 연장과 마카오 카지노 폐쇄에 따른 반사이익, 경영체질 개선 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코로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중국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가 끊긴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주력 시장인 일본도 타격을 입으며 방문객이 급감했다. 코로나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며 전 세계 여행교류가 중단된 것 역시 영향을 컸다. 주요 업장마다 일방문객 수가 1~2000여 명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수십여 명에 불과하단 설명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만 간간히 찾고 있다.

실적 상승곡선을 그리던 상황에서 3월 부진과 휴업이 아쉬울 수 밖에 없지만 크게 놀랍지 않단 분위기다. 이미 두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외인 카지노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단 점에서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단 것. 8개 업장이 위치한 제주 지역 카지노는 국제선 하늘길이 모두 끊기며 사실상 매출이 제로(0)다.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는 1월 102억 원의 매출을 냈지만 지난달은 70% 감소한 31억원에 그쳤다. 4개 업체는 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 종식 가늠도 어려운 상황
카지노 휘청이면 관광생태계도 악영향
국내 최대 외국인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오는 4월5일까지 전국 영업장의 운영을 중단한다. 사진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시티국내 최대 외국인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오는 4월5일까지 전국 영업장의 운영을 중단한다. 사진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전경. /사진=파라다이스 시티
이 같은 카지노 산업의 위기는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인바운드 확대나 고용 측면에서 상당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데다, 정부 관광정책의 돈줄인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문화체육관광부 관광 예산의 87%(1조1680억원)를 차지하는데, 이 중 20% 이상이 국내 카지노업체 매출의 10%가량을 걷는 카지노 납부금에서 나온다. 하지만 당장 휴업으로 인해 카지노 납부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강원랜드와 세븐럭, 파라다이스의 매출 손실만 1000억 원을 훌쩍 넘고 향후 실적 악화도 불 보듯 뻔해 기금 규모도 위축될 수 있다.

고용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7개 카지노업장의 고용인원 수는 7330명에 달한다. 하지만 사행산업 등의 이유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비롯, 각종 지원책에 포함되지 않아 경영난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규모가 큰 GKL과 파라다이스, 강원랜드는 휴업에 따라 전체 인원의 70~80%에 달하는 현장인원을 유급휴가로 돌렸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입장객이 줄어 지난달부터 임원 급여 20~30%를 반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며 "고용인원 감축 등은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상당한 만큼 고용유지지원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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