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더"…우리금융 손태승號 2기 닻 올랐다(상보)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3.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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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손태승 회장이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지주를 이끈다. 지주사 출범 2년차를 맞은 우리금융은 지주회장-은행장 분리 체제를 본격 가동한다.

손 회장 연임안, '일사천리' 통과
우리금융은 25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손 회장 연임(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손 회장은 2023년 3월 주주총회까지 임기를 수행한다.



푸본생명 측 추천 신규 사외이사인 첨문악 이사와 이원덕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도 모두 가결됐다.

손 회장은 이날 연임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길을 걸었다.



우리은행은 작년 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의 중심에 섰고, 금융감독원은 은행장을 겸직 중이었던 손 회장에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물어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다.

손 회장은 중징계 통보 후 곧장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는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어 지난 20일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중징계 제재 효력은 멈췄고, 손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었다.

손 회장 연임 안건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앞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실제 주총에서 반대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지주회장-은행장 분리 체제 본격 가동…M&A 등 본격 시동
전날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취임에 이어 손 회장의 연임되면서 우리금융은 지주회장-은행장 분리 체제로 전환됐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확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대형 인수합병(M&A)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권 행장은 우리은행 고객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화 등을 통한 은행 영업력 강화와 리스크관리에 집중하게 된다.

손 회장 2기 체제에선 소비자 보호와 몸집 키우기가 주요 과제다.

비은행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M&A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 디지털 전략 등 미래 생존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아울러 DLF 사태로 실추된 우리금융의 신뢰도를 다시 올리기 위해 소비자보호 정책을 대폭 강화한다. 이를 위해 지주 내에 금융소비자보호조직을 신설했는데,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금감원과 갈등은 부담

다만 금융당국의 중징계에도 연임을 강행하는 모양새라는 점은 추후 부담 요인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당장 환매 중단 사태로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 사태 뒷수습이 과제다.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문제가 된 라임펀드 자펀드를 단일 규모 최대인 3577억원 규모로 팔았다. 분쟁조정 신청 대상에도 가장 많이 오르면서 향후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올해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목표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본격 M&A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승인 등의 권한을 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감원은 손 회장 연임에 대해 '우리금융이 하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손 회장의 중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서울행정법원의 인용 결정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즉시항고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

이는 손 회장의 연임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금감원은 손 회장이 제기한 징계효력 취소 청구 본안 소송에서도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법무실과 논의해서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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