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었고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11일 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으로 전 세계가 인식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의 이동제약은 물론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인한 수요절벽상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제조 분야의 경우 수요감소와 공급 차질 모두 문제가 되고 있다. 근로소득 감소로 인한 자동차, 휴대폰, 가전 등의 소비자 제품의 경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다. 이미 중국의 2월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한국은 국내 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자급자족의 경제형태가 아니라 대외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형태이며, 그중에서도 대중국의존도가 2019년 24.8%에 이를 정도로 높다. 글로벌 수요감소는 우리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의 타격을 주는 셈이다.
반면,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소비행태를 변화키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줄이고 온라인 또는 모바일 기반의 소비와 재택근무형태의 생활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통신기기와 장비 및 관련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 분야 그리고 전자상거래 기반의 도소매 및 물류 등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된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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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몇 달 치 앞을 전망하면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면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수요자는 소비를 줄인다. 불안 심리는 전염병보다 빠르게 퍼지고 주식시장과 실물경기에 곧바로 반영된다. 그렇게 되면 실제 경기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경제주체가 여름부터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나 지금 상황으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재정지원과 금융지원, 통화정책, 경기 부양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한 불안은 커지고 있다.
산업 분야만 놓고 보자면 좋은 기업들이 유동성 문제로 도산하는 사태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면 새우잡이 배를 사서 늘 허탕만 치던 주인공이 갑자기 폭풍우를 만나 구사일생으로 유일하게 살아남고서는 새우잡이를 독점하면서 큰돈을 번다.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는 새로운 기회 요인을 동시에 품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기보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산업구조의 재편은 불가피하다. 어떻게 해서든 우량기업의 생존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기다. 지금의 상태로서는 글로벌 공급망의 전환이나 전략적인 산업구조 전환을 논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체결로 급한 불은 껐지만 어디서 다실 불길이 번질지 모른다. 우리만 조심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모두 함께 조심하고 나아질 것이라고 인식을 공유할 때 회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