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아베의 꿈...도쿄올림픽 결국 1년 연기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3.2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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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전화회담을 통해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합의한 후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전화회담을 통해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합의한 후 기자들을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도쿄올림픽이 결국 1년 연기됐다. 올림픽으로 '경제 부흥'을 이루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꿈도 미뤄지게 됐다.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한국시간 오후 8시 전화 회담을 갖고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합의했다. 아베 총리가 먼저 '1년 연기'를 공식 제안했고, 바흐 위원장은 전적으로 동의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양측은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전화 회담에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모리 요시로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도 동참했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먼저 바흐 위원장에게 올림픽 취소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개최국인 일본은 현재의 상황을 근거로 세계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플레이 할 수 있고, 관객들도 안전하고 안심할 수있는 대회를 열기 위해 1년정도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바흐 위원장은 100% 동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1년 연기를 결정한 이유를 묻자 아베 총리는 "우선 현재 코로나19 감염 확산 상황을 보는 가운데 연내 개최가 어렵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인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이겼다는 증거로 '완전한 형태'의 도쿄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바흐 위원장과 긴밀하게 협력 해 나가기로했다. 일본은 개최국의 책임을 제대로 지겠다"고 했다.

IOC는 전화회담 직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올림픽 연기를 의제로 올리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날인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회담을 가지기로해 올림픽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 23일 “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할 수 없다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계 올림픽은 그동안 1916년 베를린, 1940년 도쿄, 1944년 런던대회가 취소된 전례가 있지만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고, 전염병으로 인한 취소 사례는 없었다. 여태껏 연기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NHK는 올림픽 1년 연기를 위해 일본 정부가 내년 7월 일본에서 개최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도 일정을 조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올림픽 연기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NHK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제적 손실이 6408억엔(7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세이메이경제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올림픽 개최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1조7000억엔(약 19조855억원) 상승 효과도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캐나다와 호주 등이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리면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고,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도 올림픽을 연기하라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연기는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었다. USA투데이도 전날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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