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4차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주가 급락에 시총 2~300억 기업 속출…"강남 아파트 살 돈이면 회사 산다"
SJM (3,650원 ▼40 -1.08%) 역시 지난해 1579억원 매출액과 영업이익 68억원, 순이익 80억원을 거뒀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275억원에 그친다. 최대주주 지분가치가 145억원이다. 까뮤이앤씨 (1,543원 ▼3 -0.19%)도 지난해 실적에 비해 극도로 저평가돼 있는 곳이다. 최대주주 지분가치가 130억원 정도다.
코스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푸드웰 (4,690원 ▲20 +0.43%)은 지난해 85억원 영업이익에 318억원 순이익을 냈는데 현재 시가총액이 400억원이다. 신원종합개발 (2,805원 ▼5 -0.18%)도 69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순이익, 시가총액 215억원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16.21% 지분가치는 35억원에 그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락한 기업들은 재무구조나 실적에 문제가 있는 곳도 있지만, 우량기업도 주가 악순환에 휘말린 곳들이 많다"며 "강남 아파트 1~2채 값이면 회사를 사들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대매매로 주가 폭락…지분율 급감에 최대주주까지 바뀌기도이 밖에도 기업들의 반대매매로 인해 주가가 폭락한 기업들은 상당하다. 코스닥 상장사 퓨쳐스트림네트웍스 (2,455원 ▼95 -3.73%)는 이달 6일 최대주주인 옐로디지털마케팅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5490만5418) 가운데 150만4746주가 반대매매(주당 1116원)를 당했다.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하고 있으나 지분율(전환사채 포함)이 기존 54.27%에서 52.78%로 낮아졌다. 이 회사는 전환사채권과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2966만5075주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에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빌렸는데, 담보비율이 하락하며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유니맥스글로벌 (1,505원 0.00%)도 기존 최대주주 반대매매가 있었던 기업이다. 투자업체 엘아이가 132만3000주(6.53%)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아너스컨설팅대부라는 업체에서 빌린 자금 때문에 주식이 반대매매를 당하면서 지분율이 1.21%로 떨어졌다.
결국 유니맥스글로벌은 2월 14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디알인터내셔날이 최대주주로 들어왔다. 디알인터내셔날은 이화전기에서 76억원을 빌려 증자대금을 마련했고 26.79%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주주 지분 25→6% 사례도…자산운용사 '최대주주' 되는 헤프닝까지
그러나 이후 회사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벌점부과 등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고 거래가 정지되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여기에 감사보고서 제출까지 늦어지며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린 상태다.
지트리비앤티 (14,680원 ▲430 +3.02%)는 유양디앤유 (3,415원 ▼65 -1.87%)라는 상장기업이 지분 9.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그러나 유양디앤유가 직원 횡령혐의에 휘말리며 자금이 부족해지자 지트리비앤티 주식 118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해 지분이 1.63%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4.19% 지분을 보유한 양원석 지트리비앤티 대표가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지분 9.46%를 보유한 KB자산운용이 잠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렸다가 이를 수정하는 헤프닝도 있었다. 자산운용사 지분은 코스닥 공시규정에 따라 최대주주 주식 수 산정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