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떨어질라...." 회사채 발행 기업들 '긴장'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3.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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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코로나19발 공포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실적 악화 등으로 상당수 기업들이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떨어질 경우 회사채 차환발행이 더욱 어려워질 뿐 아니라 투자 심리가 악화되는 등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신용평가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A 안정적(Stable)'에서 'AA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지난해 별도 기준 61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적자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저하됐고, 지급여력비율(RBC 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 선순위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하고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렸다. 코로나19사태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항공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회복시점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회사의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되고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

시장은 이같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시하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기반으로 '부정적 전망' 대상에 오른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조기에 떨어뜨리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야기된 글로벌 경제 침체 및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해 타격이 큰 산업 중심으로 추가 등급 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6개월 이내 평가된 BBB-(투자적격등급) 이상 선순위 일반 채권 중 국내 신용평가사 3개사 중 1곳 이상으로부터 부정적 전망 평가를 받은 기업은 총 32곳이다.

"신용등급 떨어질라...." 회사채 발행 기업들 '긴장'
AA+등급에선 SK E&S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부정적 등급을 받았고, AA등급은 이마트, KCC, 연합자산관리, CJ제일제당, AA-등급에선 녹십자, 롯데렌탈, 한국항공우주, LG하우시스가 각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등급의 경우 LG디스플레이, HDC현대산업개발, 한미약품, 세아베스틸, CJ CGV가, A등급에선 OCI, 해태제과식품, 하이트진로, 롯데로지스틱스가 각각 부정적 전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 등급은 효성캐피탈, 하이트진로홀딩스, 선진, 한국자산신탁, 현대일렉트릭 등 5곳이다.

BBB+등급은 대한항공, 현대로템, 두산 등 3곳이며, BBB등급은 한진칼, 제이티캐피탈, 대보건설, 두산중공업, 화신 등 5곳이다. BBB-등급에선 위니아딤채가 명단에 올랐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변화가 유력하다고 알려진 종목들은 이미 등급 변화로 인한 금리 변화가 적용일 당일 반영되는 경향이 있어 실제 투자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부정적 펀더멘털은 악화를 지속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신용 스프레드가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크레딧 시장은 3월31일 자금시장 내 분기말 현금 수요 증가와 4월 발행시장 재개 관련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원활히 운용된다면 4월 발행사 차환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나, 신용평가사의 정기평정 시즌이 겹쳐져 있어 예상치 못한 부정적 레이팅 액션(신용등급 강등)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저하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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