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보다 못한…" 조주빈이 졸업한 학교 가봤더니

머니투데이 인천=임찬영 기자 2020.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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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이 다녔던 인천 소재 한 전문대학의 학보사가 굳게 닫혀있다. 사태를 인식한 듯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사진= 임찬영 기자텔레그램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이 다녔던 인천 소재 한 전문대학의 학보사가 굳게 닫혀있다. 사태를 인식한 듯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사진= 임찬영 기자


텔레그램 '박사'로 알려진 조주빈(25)의 신원이 공개되자 여파가 졸업한 대학은 물론 그가 활동했던 봉사단체에까지 퍼지고 있다. 조주빈의 범행과 관련 없는 곳들까지 피해를 우려하고 있었다.

24일 오전 10시께. 조주빈이 대학시절을 보낸 인천의 한 전문대학 캠퍼스 안은 썰렁한 모습이었다. 3월이면 학생들로 학교 안이 가득해야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강이 미뤄져 학생들을 찾기 어려웠다.



조주빈이 대학 시절 편집국장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학보사 입구도 굳게 닫혀 있었다. 바로 옆 학생회실 관계자에게 대화를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했다. 이미 많은 인터뷰 요청이 있었던 듯 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학교도 조씨에 대해 알고 있는 자료가 많지 않은데 학교 측에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면서 "졸업 이후에도 글을 썼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의 관심이 학교 쪽으로 쏠리면서 조씨 얘기보다 학교 얘기가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논의를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텔레그램 '박사' 조주빈이 재학 시절 다녔던 인천의 한 전문대학 모습. 사진에 보이는 6호 건물에는 조주빈이 소속된 정보통신과 학과 사무실이 위치해있다./사진= 임찬영 기자텔레그램 '박사' 조주빈이 재학 시절 다녔던 인천의 한 전문대학 모습. 사진에 보이는 6호 건물에는 조주빈이 소속된 정보통신과 학과 사무실이 위치해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학교에서 마주친 학생들도 조주빈으로 인해 학교가 여론의 비판에 직면한 상황에 대해 분노했다. 인천에 거주한다는 김모씨(25)는 "안 그래도 인천이 여러 사건으로 이미지가 안 좋은 상황인데 조주빈이 인천 사람이라는 얘기까지 나와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고 있다"며 "저도 인천에 살고 같은 대학을 다니니까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농담을 하는데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재학생 박모씨(26)도 "그 방에 있던 사람들 모두 인간쓰레기 같고 모두 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같은 남자인 게 부끄럽고 평생 속죄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남녀 학생들끼리 싸우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남자애들은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고 여자애들은 여태까지 너네는 뭐 했냐고 하는 등 다툼도 있었다"고 밝혔다.


졸업증명서를 내러 학교에 왔다는 유모씨(26)는 "사진만 보면 평범한 사람인데 쓰레기 보다 못한 짓을 했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다"며 "학교 모습도 계속 나오다 보니 학교 전체에 대한 인식이 안 좋게 퍼질까 봐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조주빈이 수년 동안 봉사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천의 한 봉사단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낮 12시쯤 찾은 인천 계양구에 소재한 해당 봉사단체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평일에는 항상 봉사단체 대표가 있었다고 한다. 전날 밤 조주빈의 신원이 공개된 후 문의가 끊이질 않자 이날 자리를 비운 것으로 보였다.

특히 조주빈이 이곳의 장애인지원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실제 이 단체의 홈페이지는 전날부터 접속 폭주로 인해 마비된 상태고 공식 번호에는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연 후 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될 때 조주빈의 현재 얼굴이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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