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된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3대 축이 무너지며 국내 여행사들이 줄도산 위기다. 밀려드는 환불 요청에 나갈 비용은 수두룩 한데, 신규예약은 없어 수익이 마이너스다.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긴급금융 등의 지원으로 일부 급한 불은 껐다지만, 바닥을 치는 업황에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가늠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가 "오지 마", 정부도 "가지 마"
한국과 일본이 양국 국민에 대한 90일 무비자 입국을 중단한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 일본을 오가는 항공편 결항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실제 우리 국민들이 지난해 가장 즐겨 찾은 베트남과 일본 여행객부터 확 빠졌다. 지난달 일본과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각각 14만3900명, 32만19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 16% 감소했다. 베트남이 2월 마지막 날, 일본은 3월9일부터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3월 방문객은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의 향후 3개월 간 예약률은 9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여행을 말리고 나선 것도 여행수요 감소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 23일 우리 국민의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 계획하고 있는 여행의 연기를 당부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현재 갈 곳도 없고 항공편이 끊겨 갈 수도 없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여행수요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개학연기 연이은 악재
코로나 진정돼도 "여행은 무슨"
코로나19에 따른 입국제한 여파로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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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행은 전염병 같은 천재지변 뿐 아니라 경제적 이슈에도 민감한 산업이란 점에서 전망이 암담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에 따른 국내외 경기침체와 환율급등으로 전반적인 여행비용이 상승하고 구매력이 약해져 수요 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밑바닥에서 해외여행 수요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저비용 고효율'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상황도 악재의 연속이다. 여름방학과 수능 이후 겨울방학이 있는 3·4분기가 전통적인 해외여행 성수기지만 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전국 학교들의 개학이 미뤄짐에 따라 여름방학이 줄어들게 됐고 정부가 수능 연기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방침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로선 여름·겨울방학 3주 가량이 줄이는 학교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20.00원(1.60%) 오른 1,266.5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69p(5.34%) 내린 1,482.46, 코스닥 지수는 23.99p(5.13%) 내린 44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뉴스1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사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들어보지 못했던 주3일제, 무급휴가 등이 시작될 정도로 최악의 국면에 직면했다"며 "2분기부터 긴 호흡에서 비용관리나 구조조정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