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조광조' 주장에 진중권의 비틀기 "실록 번외편에…"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0.03.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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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뉴시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조선 중종기 개혁가 조광조에 빗댄 여권 인사의 발언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쳐 주겠다"며 비꼬았다.

여권 비례정당 열린민주당 후보인 황희석 법무부 전 인권국장은 지난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을 생각하면 중종 때 개혁을 추진하다 모함을 당해 기묘사화의 피해자가 된 조광조 선생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윤', '소윤' 하면 말 그대로 권력을 남용하며 세도를 부리던 윤임(대윤)·윤원형(소윤)이 생각난다"고 말하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 두 사람은 대윤·소윤로 불린다.

조 전 장관이 핍박을 당한다는 취지의 비유에 진 전 교수도 반응했다. 그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번외편에 나오는 얘기로 역사를 올바로 배웁시다"며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조광조는 세간엔 개혁의 화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정사에 기록된 것과 많이 달랐던 모양"이라며 "이분의 처, 정경부인께서 자식들 성균관에 보내려고 훈장 몰래 서당 표창장 위조한 거 모르셨죠?"라고 황 전 국장을 비꼬았다.

그는 또 "표창장뿐 아니라 서당의 모든 증명을 위조했고 조정의 인맥을 이용해 6조에서 골고루 하지도 않은 실습 증명서까지 얻어냈다"며 "이분의 꿈이 종로 육의전 근처에 건물 사는 거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돈놀이까지 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도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부군 되신 조광조 대감은 그 짓 하는 데에 종잣돈으로 쓰라고 경복궁 근처에서 장영실이 발명한 엽전송금기로 5000냥을 보내주기도 하는 등 그 짓을 하다가 결국 대윤 윤임과 소윤 윤원형에 발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자 정경부인은 장부를 없애려 부랴부랴 야밤에 파발마를 타고 선비의 고향 풍기읍까지 내려가는 도중에 구리암 배일이라는 오랑캐가 발명한 덕천풍으로 대감께 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며 "원래는 낱장 갈아치우기만 하려고 했는데, 한양서 가져간 종이가 사이즈가 안 맞아 결국 장부채 들고 나와 머슴에게 맡겨둔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그 짓을 하다 정경부인은 윤임에게 걸려 옥살이를 하게 되고, 조대감 역시 의금부에서 조사를 받게 되는데 그때 밤마다 의금부로 좀비들이 몰려와 울부짖고 난리를 쳤다"며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킹덤'이 바로 그 사건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을 "조대감의 드높은 인품과 덕을 기리는 백성"이라고 빗대 말한 뒤 "그들이 그분의 말씀을 자손 대대로 볼 수 있도록 나라 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듯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목판에 새겨 경남 합천 해인사 옆에 있는 '전망사'(電網寺)에 모셔 놓았으니, 그것이 바로 지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는 '조만대장경'이다"라며 조국 백서제작을 조만대장경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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