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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러 갑니다"…강원·제주 '롱스테이' 늘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3.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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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어린 자녀 둔 가족 중심으로 장기투숙 문의↑…일부 리조트 주말 객실 만실 기록하기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적이 드문 강원, 제주 지역 리조트를 찾는 장기 투숙객이 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전경. /사진=켄싱턴호텔앤리조트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적이 드문 강원, 제주 지역 리조트를 찾는 장기 투숙객이 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전경. /사진=켄싱턴호텔앤리조트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심리가 주저 앉으며 국내 관광업계가 직격타를 맞았지만 제주, 강원 등 일부 지역의 호텔과 리조트에는 오히려 투숙객이 몰려 눈길을 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사람과 마주치지 않고 자연 속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장기 투숙객이 늘어나서다. 호텔·리조트업계는 이른바 '롱스테이' 상품을 내놓으며 코로나를 피해 찾아온 이들을 반기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며 전 세계 호텔·리조트 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국내 중·소형 호텔들이 줄줄이 휴업에 들어갔고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의 공실률이 치솟았다. 호텔이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밀집시설이란 점에서 기피심리가 높아져서다. 평소 60~70%에 달하던 주요 특급호텔 객실점유율(OCC)은 이달 들어 10~20%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지난 23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고객 수가 급감하자 한 달 동안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불 꺼진 호텔 객실의 모습. /사진=뉴스1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지난 23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고객 수가 급감하자 한 달 동안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불 꺼진 호텔 객실의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 쓰나미로 업계 전반이 신음하고 있는 반면 강원 지역 리조트는 매주 적지 않은 고객들이 밀려들고 있다. 대구·경북 뿐 아니라 서울, 부산할 것 없이 인구밀집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 발생하자 인적이 드문 강원도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리조트로 피난을 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사태 속에서 상춘객들이 감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등산을 하거나 인적이 드문 공원을 찾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강원 고성군 설악산 자락에 위치한 켄싱턴 설악밸리가 대표적이다. 지역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한 지난달 20일 이후 매주 주말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며 객실마다 투숙객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에도 50~60%의 높은 OCC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국에 위치한 20개 넘는 지점들의 매출이 급락한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실적이 오름세다.

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사람을 마주치지 않고 자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담은 '신라 포 유' 패키지는 내놨다. /사진=제주신라호텔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사람을 마주치지 않고 자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담은 '신라 포 유' 패키지는 내놨다. /사진=제주신라호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찾는 고객들의 니즈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가 지난해 오픈한 켄싱턴 설악밸리는 144곳의 객실이 전부 독립적인 구조이며, 일부 단지는 3개의 방과 취사시설 등을 갖춘 단독주택형으로 조성돼 있다. 조식까지 도시락으로 배달이 가능해 체크인을 하면 가족 외 다른 이들을 마주칠 일이 없어 인기를 끄는 것이다.

아예 며칠씩 머무는 투숙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 객실 예약 중 상당수가 2박 이상 고객이란 설명이다. 리조트 관계자는 "주로 중·장년층이나 어린 자녀를 둔 가족단위 고객이 코로나를 피해 찾는데 짧게는 2박에서 길게는 2주 이상 머무는 경우도 많다"며 "이달부터 1주일 살기 상품을 구성해 내놓은 것 역시 장기투숙을 묻는 고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재택근무와 개학연기 등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장기투숙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역시 무사증 중단으로 중국인을 포함, 외국인 입도객이 급감하며 최근 청정섬 이미지가 강해지자 장기투숙 여행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행길이 막히며 해외로 염두에 뒀던 신혼·가족여행 행선지를 제주로 돌리는 인파가 많아진 데 따른 영향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적이 드문 강원, 제주 지역 리조트를 찾는 장기 투숙객이 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단독형 객실의 모습. /사진=켄싱턴호텔앤리조트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적이 드문 강원, 제주 지역 리조트를 찾는 장기 투숙객이 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단독형 객실의 모습. /사진=켄싱턴호텔앤리조트
이에 롯데호텔 제주는 오는 4월29일까지 7박 이상 투숙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롱스테이 패키지를 판매키로 했다. 롯데호텔 제주가 장기투숙 상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짧게는 2박에서 길어도 4~5박 정도만 머무는 단기여행객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장기투숙이 가능여부를 묻는 문의가 늘어나며 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게 됐단 설명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 위험도가 높고 소비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장기투숙을 묻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며 "최근 개학연기와 실외활동 자제로 답답해하는 자녀들이 많아지며 감염우려가 적은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게 하기 위해 찾는 자녀 동반 가족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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