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주식 아니라던 테슬라마저…전기차株 어쩌나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3.2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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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사진=뉴스1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사진=뉴스1


올해 들어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2개월여간 두 배 넘게 올랐다가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했다.



테슬라의 선전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국내 관련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종목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기차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올해 초 430.26달러(약 55만원)에서 지난달 19일 917.42달러(약 117만4000원)까지 올랐다. 그러다 급락을 거듭하며 지난 20일 427.53(약 54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트랄모텍 (9,960원 ▲160 +1.63%)은 지난달 초 4만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 1만9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우리산업 (3,690원 ▼55 -1.47%), 엠에스오토텍 (4,885원 ▼40 -0.81%), 아모그린텍 (11,410원 ▲20 +0.18%)도 모두 최근 50% 이상의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관련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삼성SDI (477,500원 ▼3,000 -0.62%)LG화학 (440,000원 ▼4,000 -0.90%)은 지난달 고점 대비 각각 38.3%, 35.5% 하락했다. 최근 1개월여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각각 3000억여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전반이 침체하면서 전기차 관련 종목들이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실패로 폭락했다. 유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내연 기관차에 비해 전기차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세상 주식 아니라던 테슬라마저…전기차株 어쩌나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관련 종목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끝날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큰 문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는 25만4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 넘게 줄어들었다. 전기차 판매량은 1만4000여대로 70% 가까이 급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하락의 영향이 전기차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유가 급락 시에 재생에너지 설치량이 오히려 늘어난 점에 비춰보면 유가와 전기차 수요에 관련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또 여전히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관련 종목들의 주가 급락은 코로나19 리스크에 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확대됐다"며 "코로나19 위기만 낮아진다면 저유가 시대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은 지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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