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인공호흡기 생산 나서는 車업계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3.22 15:13
글자크기

테슬라·페라리·피아트크라이슬러·폴크스바겐 등 인공호흡기 생산 지원방안 강구

/사진=AFP/사진=AFP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생산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내에 들어가는 배기가스 시스템 등이 인공호흡기 생산공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방금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과 최첨단 인공호흡기 생산을 위한 엔지니어링 논의를 오랜 시간 했다"면서 "매우 인상적인 팀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19일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정교한 배기시스템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스페이스X는 생명유지장치를 갖춘 우주선을 만든다"면서 "부족하다면 우리는 인공호흡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 CEO에게 "뉴욕에는 최대한 빨리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면서 "당신에게 직접 연락하겠다"고 즉각 반응했다.



공장 안 놀리려면 인공호흡기라도 만들어야…
인공호흡기는 심각한 폐렴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필수 의료장비다. 전세계에서 폭증하는 수요에 공급이 달리자 각국 정부들은 자동차업계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 자동차업계도 인공호흡기 생산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현재 식료품과 보건, 방역 제품을 만드는 공장 이외에는 모든 생산 공장의 가동이 중지된 상태다. 자동차업계 입장에서 생산공장을 어떻게든 돌리기 위해서는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기기 생산을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페라리와 피아트크라이슬러는 현지 인공호흡기 제조사인 '시아레'의 생산공정에 참여하기로 하고 세부 협업 내용을 조율 중이다. 두 자동차업체는 인공호흡기에 들어가는 전자장치 생산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도 3D 프린팅 기술로 인공호흡기 생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125개 이상의 산업용 3D 프린터를 갖고 있다.

"즉시 생산 착수는 어려워…준비과정 필요"
하지만 자동차업계가 단기간에 인공호흡기 생산을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부품보다 인공호흡기 생산 과정이 훨씬 까다롭고 인증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인공호흡기 생산을 검토 중인 머스크 CEO도 앞서 "인공호흡기 생산은 어렵지 않지만 우리가 즉시 생산할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분석업체 맨로앤어쏘시에이츠 창업자 샌디 먼로는 "인공호흡기는 기존의 자동차 페인트 부스보다 청결 수준이 훨씬 높은 무균실에서 제조해야 하며 인공호흡기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을 훈련시키는 데에 최대 9개월이 걸릴 것"이라면서 "인공호흡기는 그냥 공기 호스가 달린 상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복잡한 기계"라고 전했다.

미국 매체 허핑턴포스트도 "인공호흡기 생산을 위해서는 모든 제조시설이 90일 정도가 소요될 수 있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