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의료진이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원격진료장비를 테스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직접 병원을 가지 않고 의사한테 진료를 받는다. 내복약 처방도 받고, 약도 택배나 대리인을 통해 수령할 수 있다.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 시도되는 '비대면 원격의료 서비스'다.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전화 진료 등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다.'코로나19' 원격의료 10여분 통화 후 약 처방
오닥터 '코로나119' 원격진료 신청 화면
열, 기침, 호흡 등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문진과 간단한 일반 증상까지 진료,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먼저 코로나19 의심증상 관련 문진표부터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심각하면 1339 콜센터로 안내를 받게 된다.
직접 안 봐도 괜찮은 거냐고 묻자 "직접 진찰을 하는 게 가장 정확하겠지만, 경증은 전화 상담으로도 충분하다"며 "처방약은 쉽게 구할 수 있고, 부작용 우려도 적은 가장 보편적인 약들로만 처방한다"고 답했다.
원격진료 후 받은 처방약 /사진=이민하 기자
동네병원도 전화 등 원격의료 수 천건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오닥터, 메디히어, 굿닥, 똑닥 등이 이달 들어 원격의료·처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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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온라인 상담·예약서비스를 운영하던 오닥터가 이달 10일께 시작한 '코로나119' 원격의료의 누적 상담 신청 수는 2061건이다. 굿닥과 메디히어, 똑닥 등까지 더하면 누적 진료 수는 5000건 이상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들 스타트업과 연계해 원격의료 가능한 1차 병원 수는 150여곳이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환자와 병원, 약국을 연결해 원격의료∙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처방약은 가까운 약국을 지정하면 원격의료를 받은 병원에서 처방전을 약국으로 발송해준다. 직접 수령하거나 택백, 대리수령이 가능하다.
메디히어 원격의료 서비스 화면
국내 5대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에서도 원격의료를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 내 병원에서 원격의료 서비스 중인 의사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등의 외부 이동을 최소화하고, 경증환자들의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의료진들도 병원 내 감염 우려나 업무부담을 덜 수 있어서 대체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면적인 원격의료 허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기존 1,2,3차 병원의 의료전달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1차 병원을 중심으로 감염병 관련 의료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상급병원까지 적용하기엔 오진 위험성 등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