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주주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김기남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부회장은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COVID-19)의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으로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견고한 서버 수요…데이터센터 투자 가속화
현재 반도체 업황 낙관론의 가장 큰 근거는 견고한 서버 수요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기 대비 5~10% 상승해 2018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서버 D램의 가격 상승 폭이 2분기엔 2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면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텐센트, 알리바바의 증설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아이치이, 텐센트 TV 등에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했으며, 특히 아이치이 평균 시청 시간은 98분에서 180분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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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등 다수의 반도체 기업들은 코로나19 변수에도 올해 실적 전망치를 크게 수정하지 않고 있다. 대만 언론은 최근 2분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의 수치와 동일한 것으로, 타이트한 낸드 수급 상황이 모바일 등 세트 부진을 상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은 4세대 10나노급 D램과 7세대 V낸드 개발 등 차세대 공정도 강조했다. 기술 초격차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첨단 공정이 경쟁사 TSMC에 뒤지지 않는다며 5나노 반도체 양산 및 3·4나노 기술 적기 개발 등의 비전을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조하고 장기계약 돼있어 코로나 사태가 당장 메모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파운드리도 아직까지 별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 여파 3분기 이후 가시화될 것"…부정적 전망도
이와 관련,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실적 타격은 3분기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량을 최소 3개월 이전에 장기 계약하는 특성상 세트 수요 감소에 대한 메모리와 파운드리 부문의 타격은 하반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아울러 상반기 재고 축적 후 메모리 수요가 하반기에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7조원을 상회했다가 3분기부터 6조원대, 4분기 5조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며 "주가는 이런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미리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바닥을 찍고 올해는 오를 일만 남았다고 전망했는데 이젠 보수적으로 봐야 할 때인 것 같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영향이 항공, 관광업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반도체 같은 전후방 산업은 아직 전망이 어려운 상태다. 어떤 식으로든 금융 위기와 실물경기 위축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