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품을 옮기고 있는 미국 의료진/사진=AFP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 중 한 곳인 워싱턴주에서 병원 직원들이 비닐과 공업용 테이프, 스티로폼, 고무밴드 같은 것을 이용해 마스크와 보호복을 임시로 만들어 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워싱턴주 의료진들은 마스크뿐 아니라 눈 보호를 위한 고글, 보호복과 위생장갑 등도 부족하면 직접 제작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사들은 집에서 마스크를 표백제로 세척해 재사용하고, 병원 가운데는 건설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고글과 방진마스크를 대용으로 구매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의료진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마찬가지로 의료용품 부족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선 의료진 1700여 명이 감염됐다. 이탈리아 전체 감염 사례의 8%가 의료진인 셈이다.
일명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미국 의료진/사진-AFP
그런데 16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지사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고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주지사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지원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호흡기와 방독면, 모든 장비들을) 스스로 확보하도록 노력하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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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는 "한 주가 필요한 자원과 물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계속 위험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통령의 발언은 주지사들이 인공호흡기를 스스로 구하면 연방정부의 관료제를 거치지 않고 더 빨리 구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미 정부가 13일 내놓은 '미 정부 코로나19 대응 계획'에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18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며 미국 산업계에 인공호흡기와 방독면, 보호장구 등 핵심 물자·장비의 생산을 늘리도록 명령하는 조치 등을 정책 옵션으로 담겼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민간 기업들이 마스크나 인공호흡기 등 코로나19 대처에 필요한 의료 물자·장비 생산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