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행업계, 호텔소유주 트럼프에 '300조 긴급요청'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3.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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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로 여행업계 매출 한해동안 443조원 급감하고 일자리 460만개 사라질 것"

/사진=AFP/사진=AFP


미국 여행업계가 '코로나19'에 따른 수익악화로 2500억달러(약 311조원)의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1500억달러의 현금 직접 지원뿐 아니라 여행인력안정기금 설립과 긴급 유동성 시설 제공, 중소기업 지원 등이 포함됐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여행업과 관광업을 대표하는 로비단체들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월트 디즈니와 힐튼, MGM인터내셔널 등의 기업을 대표하는 미국 여행업협회(USTA) 등이 참석했다. USTA는 "교통, 숙박, 소매, 관광, 식당을 포함한 미국 여행에 대한 총 지출이 한해동안 3550억달러(약 443조원) 급감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일자리 460만개가 없어져 미국의 전체 실업률을 현재 3.5%에서 6.3%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USTA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여행객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1조1000억달러(약 1372조원)를 지출했으며 이는 900만개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 가량이 관광업에서 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항공, 호텔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수개월 만에 큰 폭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WSJ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더 싼 요금이나 마케팅 등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여러 장애물들이 있다"면서 "각국 정부의 여행 금지, 취소된 국제회의, 이동금지령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WSJ는 "여행산업이 이렇게 광범위하고 잠재적으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도전에 직면해 본 적이 없다"면서 "기반이 약한 많은 회사들이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140만개의 객실을 가진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측은 WSJ에 "기업 차원에서 정리해고나 일시해고는 아직까지 없었으나 이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메리어트가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13만명이며 현재 메리어트 직원 일부는 무급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힐튼 역시 워싱턴DC의 캐피털힐튼과 뉴욕 미드타운에서 영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전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업계의 희생을 이해하고 있으며 앞으로 정부가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운영하는 트럼프그룹 역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등 여러 호텔 체인을 운영하고 있어 논란도 인다. CNBC는 "여행업계에 대한 어떤 긴급 구제안도 논란이 될 수 있다"면서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호텔 소유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항공업계는 연방정부에 5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델타, 아메리칸항공 등을 대표하는 미 항공운송협회는 250억달러 규모의 대출과 코로나19에 따른 업계 지원을 위한 25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요청했다. 항공운송협회는 코로나19 위기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회원 업체인 7곳이 보유한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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