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 가장 큰 규모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회사는 신영증권이다. 신영증권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15만주를 약 70억원 규모에 장내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동시에, 자사주 저가 매수 기회를 잡기 위해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것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직원 상여금으로 주식 보상을 해왔는데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면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도 되고 임직원 성과보상도 상대적으로 좋은 기회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탁을 통한 자사주 매입도 대폭 늘었다. 전날 태평양물산 (1,575원 ▲31 +2.01%)이 10억원 규모 자사주 162만주를 신탁을 통해 취득하겠다고 밝히는 등 총 25곳이 신탁을 통한 자사주 취득계약을 맺거나 계약 연장을 알렸다.
지난 16일 규제 완화 첫날, 자사주 취득계획을 알린 도이치모터스 (5,830원 ▼10 -0.17%)와 HDC아이콘트롤스 (8,550원 ▼60 -0.70%) 등 23개 기업을 포함하면, 금융위가 규제를 완화한 이틀새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들이 62곳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주(9~13일) 직접 취득 계획을 밝힌 곳이 16곳, 신탁을 통한 자사주 매입기업이 34곳으로, 일주일 간 총 50곳이 자사주 취득 계획을 알렸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었다. 자사주 취득 행렬은 이날에도 이어져 현재(오후 3시) 지누스 (30,050원 ▲600 +2.04%), 삼진엘앤디 (2,810원 ▲15 +0.54%), 노바텍 (30,700원 ▼250 -0.81%) 등 11개 기업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금융위는 지난 13일 증시 안정조치 중 하나로 상장사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장사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일일한도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원하는 가격대에 자유롭게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직접 취득의 경우 1일 만에 취득하겠다고 밝힌 주식 수 전체를 매수할 수 있게 했다. 기존 1일 취득 한도가 △취득신고 주식 수의 10% △이사회 결의 전 30일간 일평균 주식거래량의 25% 중 적은 수량이었던 것을 대폭 늘렸다. 신탁 취득 역시 하루 만에 신탁재산 총액 모두를 자사주 취득에 쓸수 있도록 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한도를 풀어 저가매수 기회가 열린데다, 주주가치제고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얻을 수 있어 기업들이 더 적극적"이라며 "자사주 매입은 그 회사 주가가 저점이라는 신호가 되는 만큼 투자심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