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현재 유럽의 주요국 누적 확진자 수를 보면 이탈리아 3만1506명, 스페인 1만6169명, 독일 9367명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먼저 발생한 한국(8320명)보다도 많은 숫자다.
치명률 8% 육박, 이탈리아
특히 매일 신규 확진자가 1000여명씩 쏟아지는 북부 롬바르디아 지역은 중환자실과 이들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인공호흡기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 해당 지역 의료진은 "코로나19가 의료시스템이 더 열악한 남부로 확산하면 며칠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전국민 6000만명에 불필요한 이동을 제한토록 했다. 이후 11일에는 슈퍼마켓, 식료품점, 약국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을 닫도록 했다. 사실상 전국민의 발이 묶인 상황으로 2차 대전급 전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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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총리 부인도 '코로나19' 확진…전국 봉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그의 아내 마리아 베고나 고메스 페르난데스 여사. /사진=AFP
18일 기준 스페인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6169명에 사망자는 533명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부인마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스페인 정부 내 평등부 장관과 지역부 장관 2명 등 내각 인사들도 줄줄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국 넘어선 독일…하루 1000명씩 늘어나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최근 며칠간 하루 1000여명씩 늘어나면서 이날 한국을 넘어섰다. 이로써 독일은 중국과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등에 이어 다섯번째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
18일 기준 독일 코로나19 확진자는 9367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26명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집권 기독민주당의 차기 유권 당권주자인 프리드리히 메르츠도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독일 정부는 지난 15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국경에서 화물 및 통근자를 제외한 이동 차단 조치를 내렸다. 또 이탈리아와 같이 병상부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행사장과 호텔을 임시병동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유럽, 자동차·관광 등 실물경제 타격…마이너스 성장 가나
폴크스바겐 생산공장. /사진=AFP
특히 유럽 자동차 산업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자동차 '빅4'인 폴크스바겐, FCA(피아트 크라이슬러), 르노, PSA(푸조, 시트로앵)가 한꺼번에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의 가동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오는 23일부터 2~3주간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르노는 프랑스에 있는 12개 모든 공장 가동을 17일부터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 PSA는 유럽의 15개 전 공장, FCA는 유럽 내 생산시설 대부분인 8개 공장을 16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멈춘다. 자동차 산업은 유럽 제조업 가운데 최대 인원인 1400만명을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전세계인들의 대표적인 여름 휴가지로 꼽히는 유럽의 관광업 타격도 크다. 유럽 GDP의 10%는 관광산업에서 온다. 하지만 EU가 최소 30일간 유럽 외부 국경을 통제하면 그 이후에도 유럽을 찾는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기업 국유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탈리아는 지난 16일 저녁 항공사 알리탈리아의 국영화 방침을 밝혔다. 17일 오전에는 브루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이 "코로나 여파에 따른 시장 안정을 위해 에어프랑스-KLM항공 등 92개 기업에 대한 공매도를 원천 차단한다"면서 "이에도 불구 핵심 기업이 도산위기에 처하면 국유화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