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입출국을 알리는 전광판이 꺼져 있다.이날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은 단 한 편도 없었다. /사진=뉴스1
가뭄에 단비, 여행사 '고사'는 면했다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나왔던 대책들이 크게 와닿지 않아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00억 원 규모의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기존 융자금 1년 상환유예 등 긴급금융 지원 등을 마련했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종 특성 상 규모나 신용이 열악한 영세업체가 많은 데다, 당장 돈줄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수 개월을 기다려 융자를 받을 만큼 버텨낼 여유도 없단 것이다.
그나마 이번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으로 여행사들이 폐업 대신 휴업으로 버티기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이날 코로나19 관련 업종·분야별 긴급 지원방안을 발표, 관광업계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업계 부담을 덜기 위해 '핀셋 지원'에 나서는 것도 긍정적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신규예약은 없고 여행취소, 환불 처리하면 당장 문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치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환율 급등 엎친 데 덮친 격
'여행 빙하기', 얼마나 버틸 수 있을런지….
지난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의 전광판에 중국 홍차오행 출발 비행편 1편만 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의 신규 예약은 사실상 '제로(0)'다. 중소 여행사들도 개점휴업 중이다. 최근 일본과 베트남 등 주요 여행시장의 입국제한 여파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상반기 장사는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지난 12일 한-일 노선이 대다수인 김포국제공항은 개항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출도착 국제선이 0편을 기록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이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의 대책도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NO재팬'으로 여행산업이 뿌리부터 휘청인 데 이어 코로나 쓰나미가 덮치며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로 얇아진 주머니 사정과 여행심리에 치명적인 환율 급등으로 여행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모두투어마저 이달 들어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방어에 나서는 등 사투를 벌일 정도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수요 핵심인 홍콩, 베트남, 일본 등 단거리 노선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2월 예약률이 -80% 내외이고 3월 예약률은 -95%를 하회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슈 장기화로 유·무급 휴가 및 개학이 늦어진다면 3분기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