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내놓고 얼마나 걱정했던지"…김범수의 고백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3.1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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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의장이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카카오톡 10주년을 자축하고있다./사진=카카오김범수 카카오의장이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카카오톡 10주년을 자축하고있다./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8일 카카오톡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직원(크루)들에게 자축과 함께 향후 10년의 비전을 공유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에는 창업당시의 긴장감과 두려움, 그리고 카카오톡 성취의 쾌감 등 지난 10년의 소회가 생생히 담겨있다. 특히 카카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향후 10년의 포부도 내비쳤다.



"배는 항구에서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존재이유는 아니다"
김 의장은 먼저 창업 당시를 소회했다. 그는 "창업할 때 무엇이 바뀌어야 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으며 대한민국에 없던 회사를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또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라는 표현이 세상으로 끄집어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카톡 프로필이 "내가 태어나기 전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는 것"인 이유도 그 때문이라는 것.

김 의장이 현재의 카카오(옛 아이위랩)를 창업한 것은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4년전인 2006년이다. 한게임 창업자로 이해진 의장과 함께 네이버(당시 NHN)의 대성공을 이끌어냈지만 회사를 떠나고 다시 스타트업인 아이위랩을 창업하게 배경을 이렇게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위랩이 내놓은 서비스들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7년 미국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해 콘텐츠 공유사이트 '부루닷컴'을 선보였지만 참패했고 2008년 국내 복귀해 선보인 지식정보서비스 '위지아닷컴' 역시 대실패였다. 상처입은 자존심과 포기하려는 마음을 다잡고 4년만에 다시 도전한 끝에 내놓은 카카오톡이 결국 빛을 보게됐다.

잇딴 실패의 경험 때문인지 카카오톡 개발 당시 긴장감과 두려움이 상당했음도 고백했다. 그는 "아이폰 앱개발자와 서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4명이 개발하고 밤새워 3월 18일 애플 앱스토어 올리고 다같이 반응을 지켜봤다"면서 "흥분과 기대도 되면서 불안하고 초조했는데 한 달만에 좋은 결과가 나와 인생에 다시 느껴보기 쉽지않은 기쁨을 누렸다"고 회고했다. 또 "카카오를 쓰면서 세상 참 좋아졌네라는 표현이 가장 기분 좋았던 한마디"라고 했다.

밀레니얼 세대 행동방식 이해못하는 리더 의사결정 안돼.."사람, 시스템 아닌 문화가 일한다" 강조
김 의장은 카카오만의 자율적인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살아봤던 세상이 아닌 것처럼 밀레니얼 세대가 행동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들이 일을 전개한다는 게 현실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스럽게 일한다는 것은 그 일을 제일 잘 이해하고 제일 잘 판단하는 사람이 의사결정하는 구조"이며 "계열사 CEO들뿐 아니라 리더와 크루들 모두 그런 공감대가 생겼다"며 자긍심을 드러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카카오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카카오
미래에 대한 비전도 밝혔다. 김 의장은 "글로벌 리딩 기업들은 기업규모가 우리를 압도하는 정도라 공포감이 느껴진다"고 "코로나 사태만 보더라도 카카오가 사회문제 해결에 아직 미흡하다는 점이 새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이 선한의지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세상 만드는데 근접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 방법을 찾고 싶다"며 향후 10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언제나 어려움은 있고 극복하는 과정이 우리의 일"이라면서 "앞으로 10년도 너무 기대되고 또 한번 모바일을 넘어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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