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회장 / 사진제공=정몽구 현대차 회장
-노조는 화합으로 뒤를 받쳤다.
-오히려 품질을 강조해 MK(정몽구 회장)식 품질경영의 원년으로 삼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 2008년. 현대·기아차의 생존전략은 이 석 줄로 요약된다. 코로나19 감염 쇼크가 글로벌 시장을 뒤덮고 있는 2020년. 당시 극복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해법이라는 진단이다.
팔지 못한 차량들은 그대로 재고로 쌓였다. 2008년 연말 기준 해외판매 재고차량은 무려 4개월치 판매량인 106만대에 달할 정도였다. 절체절명 위기였다.
2008년 12월 당시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수출주문 감소로 출고가 지연된 차량들이 보관돼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노사가 합의하자 전 공장에서 잔업은 물론 정상근무까지 줄이는 대규모 감산체제에 돌입했다. 주야 맞교대(8시간+8시간)였던 그랜저와 쏘나타 같은 완성차 생산라인은 주야 4시간 생산체제(4시간+4시간)으로 돌아섰다. 버스 생산라인도 2교대제에서 1교대제(8시간+0시간)로 줄였다. 이런 감산으로 인건비 절감과 조직 효율성을 되찾자 서서히 버틸 힘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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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깎는 긴축경영도 뒤따랐다. 임원들은 임금을 10%씩 자진 반납했고, 업무용 차량도 쓰지 않았다. 해외 출장 때 비즈니스 좌석을 이코노미로 바꿨다. 현장에서는 근무복과 안전화, 조끼까지 아껴 썼다. 셔틀버스도 멈춰 세우고 자전거로 다녔고, 전기료 같은 에너지 비용도 20%씩 줄였다. 전방위 긴축경영은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직원 구조조정은 최소화했다. 경쟁사인 토요타자동차가 직원 6000명을 줄이고, 닛산도 1500명을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현대차그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노사가 위기를 함께 넘는다"는 측면이 강했고, 경기가 돌아서면 수요가 얼마든지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 기아차 노사가 노사합의문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정 회장이 직접 품질을 챙기자 조직 전체가 바짝 긴장했다. 차량 품질을 3년 안에 세계 3위권으로, 브랜드 인지 품질은 5년 내에 세계 5위권으로 끌어올리자는 ‘지큐(GQ, Global Quality) 3·3·5·5’ 전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10년 무고장 품질'로 꼽히는 MK식 품질경영 캠페인은 그렇게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복판에서 탄생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부)는 "2008년 당시 현대차 (249,500원 ▼500 -0.20%) 대응은 V자 반등의 토대가 됐다"며 "코로나 사태도 현대차가 뉴노멀 시대에 맞게 바뀌는 기회로 삼는다면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